원룸 속 이별의 온도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원룸 속 이별의 온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11회 작성일 25-12-12 10:56

본문

 

밤이 식어가는 방향으로

문틈에 놓아둔 체온이 천천히 기울었다.

작은 원룸의 공기는 두 개의 그림자를 담기엔 이미 오래전부터

너무 낮은 온도로 굳어 있었지.

 

벽지는 기억의 비늘을 벗겨내며

서랍 속 숨겨둔 말들의 골격을 드러냈다.

너의 이름은 전등 스위치에 걸려

켜질 때마다 미세한 눈발처럼 흩어졌고

나는 그 조각들을 손바닥에서 녹여 보려다

늘상 손끝만 빨갛게 얼려버렸다.

 

싱크대 위에 남아 있는 컵 둘,

한 개는 온통 성에로 가득 차 있었고

다른 한 개는 네가 떠난 뒤부터 미묘하게 따뜻한 김을 뿜어냈다.

어쩌면 그건 네가 두고 간 마지막 숨,

혹은 더는 돌아오지 않을 어떤 날의 체취였을까.

 

창문 밖에서는

새벽이 어둠의 옆구리를 눌러 깨우고 있었지만

바람은 이 방을 지나치지 않았다.

이별은 언제나 문밖에서 부는 바람이 아니라

집 안에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냉장고의 온도처럼 내려가는 법.

 

나는 가끔 네가 두고 간 그림자를

구석에서 꺼내어 햇빛에 말리곤 했다.

그러면 그림자는 점점 가벼워져

마치 종이비행기처럼 떠오르며

내 가슴 한쪽을 관통하고 천장에 가 붙었다.

그 자리에 난 오래도록 못을 박지 못했다.

 

오늘도 방은 기억을 겨울로 밀어붙이는 푸른 숨을 내쉬고

나는 그 속에서 혼자,

더 이상 녹을 것도 얼어붙을 것도 없는

낯선 온도의 생명처럼 앉아 있다.

 

그러니 누가 말해줬으면 한다

이별의 온도는 참으로 묘한 것,

불씨도 얼릴 만큼 차갑다가 가끔은 빈방의 공기마저 벅찰 만큼

아프게 따뜻하다는 것을.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원룸 속 사연 잘 감상하고 갑니다.
5연이 자꾸 끌리는 느낌 입니다.
다가오는 주말 행복하세요.
늘 건필하소서, 수퍼스톰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입자가 떠난방에 정리하러 들어갔다가
싱크대 위 물받이 위에 두고 간 컵 두 개를 보고
가설의 상황을 설정하여 지어 보았는데
제가 경험한 게 아니니까 시가 깊이가 없네요.
편안한 밤 되십시오 이장희 시인님.

Total 40,982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03-20
4098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 01:36
40980 힐링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0:25
40979 일미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 00:04
40978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4-28
40977 안개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04-28
40976
조깅 새글 댓글+ 2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28
40975
딸기꽃 새글 댓글+ 1
토끼인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28
40974
환상의 아침 새글 댓글+ 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4-28
40973
내 입술의 말 새글 댓글+ 2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4-28
40972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4-28
40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27
40970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27
40969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27
40968 토끼인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4-27
40967
고장 난 지퍼 댓글+ 10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4-27
40966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4-27
40965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4-27
40964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4-27
40963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7
40962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4-27
40961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4-26
40960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4-26
40959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26
40958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26
4095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 04-26
40956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6
40955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26
40954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26
40953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26
40952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25
40951 고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25
40950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4-25
4094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4-25
40948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5
40947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4-25
40946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25
40945 덤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25
4094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25
40943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4-25
40942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5
40941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24
40940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24
4093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24
40938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4
40937 손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4
40936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24
40935
궁금증 댓글+ 2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4-24
4093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4-24
40933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24
4093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4
40931 이정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4-24
40930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23
40929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3
40928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4-23
40927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23
40926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4-23
40925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3
40924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4-23
40923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4-23
40922 덤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4-23
40921
이 멋진 밤에 댓글+ 1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4-23
40920
햄버거 댓글+ 2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4-23
40919
은하 댓글+ 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4-22
40918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2
40917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22
40916 신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4-22
40915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22
40914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4-22
40913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4-2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