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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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의 이력 -
빨래로 만든 탑은 승천하려하고
나이를 먹은 설거지는 아직도 건장하며
차곡차곡 쌓아온 어머니의 세월을 만져보면
멍든 세월만 남아 까칠까칠 손바닥에 앉아있다
아직도 주방에 맡겨둔 두 손
아슬아슬하게 보이는 어머니의 낮잠
세월을 하나하나 모아두기를 소홀해 하지 않는 몸
거칠게 달려온 어머니의 세월 이력서
쓰다듬고, 쓰다듬어 매끄럽게 펴주고 싶어도
허벅지 살이 야위어가는 것이 가엽다
난 아직도 어머니를 뜯어먹고 살고 있는 중
이젠 나의 품속으로 기대는 어머니 몸
집안일의 감시하는 손의 눈
닦고, 닦아 내는 손의 결벽증
난 보살펴 주지 못하고 있을 때
내 그림자는 어머니에게 다가가려 한다
세월에게 뜯긴 몸이 울고
내 눈물과 눈물이 겹쳐지고 있을 때
가늘어진 팔뚝을 만져보면 쭈글쭈글 시들어 있다
어머니의 노을은 낡아서 쉽게 사라지고
가만히 눕고 있는 손에 나의 손을 겹쳐보며
어머니의 손에서 우르르 쏟아지는 집안 일이 뒹군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어머니의 이력보다 빛나는 게 있을까요.
온 우주를 뒤져도 없을 것입니다.
어머니의 노을이 오랫동안 머물러 주셨으면 좋은데
그렇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습니다.
어머님을 향한 사랑의 향기에 흠뻑 젖어 갑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시인님.
이장희님의 댓글
세월이 지날수록 어머니 몸이 야위어 가 넘 가슴이 아픔니다.
집안 일을 그만 놓으시라고 했지만 끝까지 일을 놓지 않으려 합니다.
가족을 위해 헌신을 다하시는 어머님에게 난 그냥 바라보기만 합니다.
영원히 같이 했으면 좋으련 언젠간 작별해야 하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귀한걸음 감사드립니다.
늘 건필하소서, 수퍼스톰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