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곳의 반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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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7
깊은 곳의 반짝임
빛은 오래전에 등을 돌렸다
물고기들은 눈을 버리고 더듬이로 세상을 만진다
깊고 깊은 바다 구석,
누군가의 손톱만 한 공간에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하나의 세계
그 안에서는
누군가가 땅을 차지하려 싸우고
누군가는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건다
욕망은 타오르고
피와 눈물은 뜨겁다
그러나 바다 밖은 고요하다
우리의 전쟁도
우리의 환호도
닿지 않는다
모른다
그 거대한 침묵은
우리가 존재하는지조차 모른다
우리는
바위에 부딪히는 물결 사이
잠시 피어나는 이끼처럼
생겼다가 사라지는 흔적일지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그 반짝임 하나가
어둠 속에서 스스로 빛났다면
그것만으로도
경이롭다
우리가 허공을 떠도는 먼지일지라도
누군가의 숨결 안에서 태어났다면
이 짧은 반짝임은
결코 헛되지 않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아름다움이 내어주는 생명 근으로 휘황한 가늠을 하며 영적 세상의 입구에 섭니다
나비처럼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일요일 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