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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싶은 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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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7회 작성일 26-02-19 01:47

본문

만약에 말이야
너와 함께 단둘이 걸어갈 기회가 온다면

나는 아마
멋진 말을 준비해 놓고도
전부 잊어버릴 거야

그리고 결국엔
이런 말을 하겠지

“먹고 싶은 거 있어?”

조용히 네 손을 잡고 
네가 고르는 메뉴를 기다릴 거야 

네가 고르는
메뉴는
내 하루가 될 거라서 두근거림을
애써 감춰두겠지

그래도 네가 부담스럽지 않았으면 좋겠어
편의점 삼각 김밥이어도 좋아

심지어
원 플러스 원이잖아

뭐,
하나만 먹는다구?
 
괜찮아
그럼 제일 맛있는 걸로 먹으면 되니까
혹시라도
네가 먹고 싶은 게 컵라면이라면
그냥 우리 같이 먹자

나는 그래도
분명
그 짧은 시간이
세상에서 제일 즐거울 거야





-----<이번에도 후기를 가장한 편지 시를 남겨둡니다.>----

푹 자려고 했는데 설레서 자꾸만 잠에서 깨버리더라
약간 바보처럼 말이야
그리고

오늘 편지의 시작점은
사실 내가 방금 보낸 편지처럼 엉뚱했어.

만약 우리의
시간이
기적처럼 시작되고
어느순간
아무 이유 없이
모두다 사라져버린다면
나는 너에게 어떤 말을 남길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됐거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나는 아마
마지막까지도
거창한 말 대신

너에게
“먹고 싶은 거 있어?”
라고 묻고 있을 것 같더라.

전혀 멋없는 말이지만,
그래도 왠지
나는 그럴 것 같았어.

조금 이상할지 몰라도
나에게는
그래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달빛 아래
버스 정류장의 추억처럼
언제나 최고의 날로 남을 거야.

나는 여전히
잔잔한 파도처럼
너와 함께
매일 눈뜨면 마주하는 햇살처럼
당연하지만
결코 당연하지 않은 일들을
살아가고 있어

그런 하루들을 지나며
나만 아는
너의 모습을 계속 알아가고
그 반짝임을
언제나 소중하게 바라볼 거야

조금 많이 어린아이 같지만
나는 너와의 하루를 이렇게 꾸고 있어

너는 새벽녘을 닮아서
그래서

아무 이유 없이
네 곁의 하루를 궁금해 하나 봐



사랑해.

그리고 너무 보고싶어.

너의 하루가
너답게 반짝이는 행운 가득한 시간들로

예쁜 아침으로
피어나고
포근하게 꿈결처럼 너를 감싸주길
그렇게 바라보면서
오늘도 너에게 작은 편지를 띄워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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