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재 평론시집의 천둥 번개 부리는 성(性)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천둥 번개 부리는 성(性)
정동재
1.
40대 후반 성형병원 쇼핑 중독에
조언 건네지만
서로 눈이 맞아 찌리릿 스파크가 일면 멈출 수 없는 불가항력에 대해
너는 여자를 모른다는 핀잔 쏟아낸다
“양심 팔아버린 마음자리에 상주한다는 악마들
일가족 연쇄 살인으로 치닫는 흔해진 현장
원혼과 악마가 벌여놓은 생생한 생지옥
마음이란 하느님도 악마도 내게 들락거리는 출입문이고 활주로라고”
시집: 《나는 빛이요 파동이요 생명이므로》의 〈이순〉이라는 시편이
불현듯 그녀를 꼬집는다
음양이기(陰陽二氣)의 결합으로
천기(天氣)와 지기(地氣)를 승강(昇降)케 하며
만물(萬物)을 생장(生長)케 한다는 천둥번개*는
또한, 남녀 사이 뜨거운 감자여서
눈빛 마주치는 순간 찌리릿 스파크 일으키며 심장 쿵쿵 뛰게 만드는
바람둥이들을 경계해야 한다
때 되면 누구나 눈 뜨인다는 성(性)
때 되면 누구에게나 불어닥친다는 신풍(神風)이라는 말
성은 소중한 것이라며 흔한 말이 되어 돌아다니지만
멋진 말로
사랑하는 사람과 천둥 번개 부리는 일이라고 적었다가
번개 타고 깃드는 영혼들의 일이어서
성은 존엄한 것이라 다시 적는다
2.
태초에 산꼭대기 휴화산에 호수가 생겼다
이른 새벽 사슴 한 마리 없는 까마득한 시절이었다
아무도 놀러 와주지 않았으므로
심심해요를 노래 부르던 호수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어느 날부터 물고기 한 쌍 태어나 뛰어놀았다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는 한시어사전 기록이 있다
그러므로
아무도 놀러 와주지 않았으므로
심심해요를 노래 부르던 호수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도 모른다
별도 달도 지구도 바람도 구름도
천지를 정신과 물질로 엄격히 구분하면 땅(地)으로 분류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물고기도 토끼도 사슴도 아무도 없는 까마득한 시절이었으므로
태초에 오매불망 오직 하늘의 염원이 있었을 뿐이었으므로
천둥벼락이 치고 물고기, 노루가 뛰놀고
코흘리개 아가의 손을 잡고 유치원 향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아침이면 흔하게 보이는지도 모른다
올리브산 12봉우리 12사도가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니구산 72봉우리 72현인이 태어나 성균관 대성전에 봉신 되었는지도 모른다
석정산 500봉우리 500나한이
음양역 순환주기 513년에 맞춰 각기 세상에 나섰는지도 모른다
이러다
지상천국이 태어날지도 모른다
3.
대를 잇는다는 말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이므로
진리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자식을 보면 부모를 알 수 있다
어쩌면 하늘의 초상 그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진리요 생명이라는 말이 아들이라는 말이
그리하여 세상 떠들썩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오운육기(五運六氣), 오대양육대주(五大洋六大洲), 오장육부(五臟六腑),
대우주 닮은 인간은 소우주라서
대자대비 사랑의 마음 뼛속까지 설득력 있게 파고들었는지도 모른다
대장부(大丈夫) 대장부(大丈婦)
의관정제(衣冠整齊)하고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으로 참된 열매 실천했는지도 모른다
마당 한편에 천둥 번개 치더니 풀 한 포기 피었다
4.
성(性)은 천둥 번개를 부려 하늘과 땅 사이 기둥 세운다
뇌성(雷聲) 가득한 우주라는 집에는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함부로 깔리지 않게 기둥이 선다
언 땅 헤집고 나온 봄 새싹 반겨주는 눈빛이 있고
껍질을 까고 흘러나오는 삐악삐악 소리에 터져 나오는 박수 소리가 있다
이 별은 네가 저 별은 내가 서로 주고받으며 밤별을 노래하고
아침 찬란히 떠오르는 태양에 환호하고
바쁜 걸음으로 아침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대들보가 있다
*RNA의 역사 토마스 체크 저, 노벨 화학상 수상.
**아주 뛰어난 인물은 영묘(靈妙, 신령스럽고 기묘함)한 땅에서 난다.
평론: 천둥 번개로 열고 사람이 완성하는, 우주진경(宇宙眞景)의 대서사시
정동재의 시는 문학의 틀을 깨고 나와, 우주의 탄생부터 완성까지를 관통하는 거대한 **'천지인(天地人)의 설계도'**를 펼쳐 보입니다. 이 시집의 핵심은 명확합니다. 우주는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비로소 그 아름다움을 완성하기 위해 태초부터 요동쳐 왔다는 선언입니다.
1. 태초의 천둥 번개, 오직 '사람'을 향한 우주의 산통(産痛)
우주가 시작될 때 울려 퍼진 천둥과 번개는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늘과 땅이 만나 **'천지생인(天地生人)'**의 대업을 이루기 위한 처절하고도 장엄한 준비였습니다. 작가는 이 태고의 소동이 오직 한 지점, 즉 하늘의 뜻을 땅에서 구현할 '인간'이라는 존재의 출현을 위해 기획되었음을 통찰합니다.
무수한 세월 동안 우주가 겪어온 격변과 혼돈은, 사실 인간이라는 귀한 생명을 맞이하기 위한 우주적 규모의 산고(産苦)였습니다. 억겁의 시간 동안 별이 타고 은하가 소용돌이친 이유는, 그 에너지를 응축하여 하늘과 땅을 빛으로 이어줄 **'사람들'**을 빚어내기 위함이었습니다.
시인 정동재는 물질계(인간계)가 유지되는 비결을 바로 이 **'빛의 계승'**에서 찾습니다. 이토록 따뜻한 인간이라는 '현재의 빛'이 내일의 '현묘하고 아름다운 빛'을 끊임없이 탄생시킴으로써, 우주는 비로소 빛과 파동이 빚어내는 물질계와 정신계의 위대한 영속성을 얻습니다. 우주는 사람이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아름다운 진경(眞景)을 완성시키기 위해 인간을 향한 지독한 짝사랑을 시작한 셈이며, 그 사랑의 결실이 바로 지금 이곳에 서 있는 우리 자신입니다.
2. 하늘과 땅을 잇는 가교, 우주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다
하늘이 낳고 땅이 길렀으되, 그 목적지는 결국 **'용인(用人)'**입니다. 사람은 천지의 기운을 받아 태어난 수동적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하늘과 땅 사이를 단단히 연결하여, 무질서한 자연에 의미를 부여하고 질서를 세우는 우주의 경영자입니다.
작가는 인간의 '성(性)'을 단순한 본능이 아닌, 천지의 기운을 하나로 묶어 세상을 지탱하는 **'우주 대들보'**로 격상시킵니다. 사람이 없다면 천지도 일월도 그저 공허한 그림자이며 빈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사자후가 여기에서 터져 나옵니다.
3. 끊임없이 열리는 '우주진경', 인간이 그리는 최고의 예술
우주가 그토록 소중하고 정겨운 모습인 이유는, 그 풍경을 완성하는 마지막 화룡점정이 바로 **'인간세계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하늘의 마음을 알고 땅의 도리를 다할 때, 이 세상은 비로소 '우주진경(宇宙眞景)'—즉, 참되고 아름다운 진짜 풍경으로 거듭납니다.
작가는 우리가 행하는 사랑과 책임, 그리고 도덕적 완성이 곧 우주의 끊임없는 창조 과정임을 일깨워줍니다. 이는 에너지 보존법칙의 관점에서도 끊임없는 연속성을 이루며 우주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비로소 우주라는 거대한 서사를 진정으로 완성하는 마침표가 됩니다.
총평: 사람이 곧 우주의 마침표이자 시작이다
정동재 시인의 시계(詩界)에서 인간은 더 이상 우주의 미아나 관찰자가 아닙니다. 천둥 번개를 부리며 우주의 운행을 내면화하고, 천지의 목적을 삶으로 증명해내는 당당한 주권자입니다.
“우주가 시작하고, 사람이 완성한다.” 이 짧은 문장 속에 담긴 인간 존엄의 극치는, 513년마다 성인을 내려 세상을 깨우치려는 우주의 정겨움이며, 인간의 자유의지를 완성시키려는 엄격한 회초리이기도 합니다. 현대 과학의 무미건조함과 종교의 허무주의를 단숨에 깨부수는 이 시집은, 완성될 우주가 왜 그토록 아름다워야만 하는지, 그리고 우리는 왜 이 땅에 서 있는지를 가장 힘 있고 정겨운 필치로 그려낸 인류 문명의 귀중한 보고서입니다.
별점: ⭐⭐⭐⭐⭐⭐ (6/5)
무명의 평론가 헌사:
태초의 거대한 소동, 그 무기물들의 격렬한 폭발과 우주의 비명이 향한 곳은 결국 소박한 지상의 어느 저녁 풍경이었습니다. 억겁의 시간을 돌아온 그 뜨거운 에너지는, 지금 솔가지 태워 지은 밥상머리에 둘러앉은 네 가족의 해맑은 웃음소리를 빚어내고 있습니다. 우주가 그토록 긴 산통을 겪으며 천둥과 번개를 부려온 이유는, 오직 이 정겨운 웃음의 '빛'을 계승하기 위함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의 온기로 데워진 이 찰나의 기쁨은 다시 우주의 모공 속으로 스며들어, 머지않은 미래에 온 누리를 웃음소리로 꽉 채운 극락(極樂), 그 눈부신 우주진경(宇宙眞景)으로 화할 것입니다.

정동재 시인의 작품 세계 요약
등단: 2012년 계간 《애지》
주요 시집:
《하늘을 만들다》
《살리는 공부》
《나는 빛이요 파동이요 생명이므로》
《하느님 이름 지어보기》
하느님 이름 지어보기 이번 신간의 특징:
시인의 네 번째 작품집이자 시와 평론을 겸한 평론시집이다.
창작과 비평의 경계를 허물어 독자에게 더욱 심층적 시 세계를 제시.
정동재
1.
40대 후반 성형병원 쇼핑 중독에
조언 건네지만
서로 눈이 맞아 찌리릿 스파크가 일면 멈출 수 없는 불가항력에 대해
너는 여자를 모른다는 핀잔 쏟아낸다
“양심 팔아버린 마음자리에 상주한다는 악마들
일가족 연쇄 살인으로 치닫는 흔해진 현장
원혼과 악마가 벌여놓은 생생한 생지옥
마음이란 하느님도 악마도 내게 들락거리는 출입문이고 활주로라고”
시집: 《나는 빛이요 파동이요 생명이므로》의 〈이순〉이라는 시편이
불현듯 그녀를 꼬집는다
음양이기(陰陽二氣)의 결합으로
천기(天氣)와 지기(地氣)를 승강(昇降)케 하며
만물(萬物)을 생장(生長)케 한다는 천둥번개*는
또한, 남녀 사이 뜨거운 감자여서
눈빛 마주치는 순간 찌리릿 스파크 일으키며 심장 쿵쿵 뛰게 만드는
바람둥이들을 경계해야 한다
때 되면 누구나 눈 뜨인다는 성(性)
때 되면 누구에게나 불어닥친다는 신풍(神風)이라는 말
성은 소중한 것이라며 흔한 말이 되어 돌아다니지만
멋진 말로
사랑하는 사람과 천둥 번개 부리는 일이라고 적었다가
번개 타고 깃드는 영혼들의 일이어서
성은 존엄한 것이라 다시 적는다
2.
태초에 산꼭대기 휴화산에 호수가 생겼다
이른 새벽 사슴 한 마리 없는 까마득한 시절이었다
아무도 놀러 와주지 않았으므로
심심해요를 노래 부르던 호수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어느 날부터 물고기 한 쌍 태어나 뛰어놀았다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는 한시어사전 기록이 있다
그러므로
아무도 놀러 와주지 않았으므로
심심해요를 노래 부르던 호수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도 모른다
별도 달도 지구도 바람도 구름도
천지를 정신과 물질로 엄격히 구분하면 땅(地)으로 분류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물고기도 토끼도 사슴도 아무도 없는 까마득한 시절이었으므로
태초에 오매불망 오직 하늘의 염원이 있었을 뿐이었으므로
천둥벼락이 치고 물고기, 노루가 뛰놀고
코흘리개 아가의 손을 잡고 유치원 향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아침이면 흔하게 보이는지도 모른다
올리브산 12봉우리 12사도가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니구산 72봉우리 72현인이 태어나 성균관 대성전에 봉신 되었는지도 모른다
석정산 500봉우리 500나한이
음양역 순환주기 513년에 맞춰 각기 세상에 나섰는지도 모른다
이러다
지상천국이 태어날지도 모른다
3.
대를 잇는다는 말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이므로
진리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자식을 보면 부모를 알 수 있다
어쩌면 하늘의 초상 그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진리요 생명이라는 말이 아들이라는 말이
그리하여 세상 떠들썩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오운육기(五運六氣), 오대양육대주(五大洋六大洲), 오장육부(五臟六腑),
대우주 닮은 인간은 소우주라서
대자대비 사랑의 마음 뼛속까지 설득력 있게 파고들었는지도 모른다
대장부(大丈夫) 대장부(大丈婦)
의관정제(衣冠整齊)하고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으로 참된 열매 실천했는지도 모른다
마당 한편에 천둥 번개 치더니 풀 한 포기 피었다
4.
성(性)은 천둥 번개를 부려 하늘과 땅 사이 기둥 세운다
뇌성(雷聲) 가득한 우주라는 집에는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함부로 깔리지 않게 기둥이 선다
언 땅 헤집고 나온 봄 새싹 반겨주는 눈빛이 있고
껍질을 까고 흘러나오는 삐악삐악 소리에 터져 나오는 박수 소리가 있다
이 별은 네가 저 별은 내가 서로 주고받으며 밤별을 노래하고
아침 찬란히 떠오르는 태양에 환호하고
바쁜 걸음으로 아침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대들보가 있다
*RNA의 역사 토마스 체크 저, 노벨 화학상 수상.
**아주 뛰어난 인물은 영묘(靈妙, 신령스럽고 기묘함)한 땅에서 난다.
평론: 천둥 번개로 열고 사람이 완성하는, 우주진경(宇宙眞景)의 대서사시
정동재의 시는 문학의 틀을 깨고 나와, 우주의 탄생부터 완성까지를 관통하는 거대한 **'천지인(天地人)의 설계도'**를 펼쳐 보입니다. 이 시집의 핵심은 명확합니다. 우주는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비로소 그 아름다움을 완성하기 위해 태초부터 요동쳐 왔다는 선언입니다.
1. 태초의 천둥 번개, 오직 '사람'을 향한 우주의 산통(産痛)
우주가 시작될 때 울려 퍼진 천둥과 번개는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늘과 땅이 만나 **'천지생인(天地生人)'**의 대업을 이루기 위한 처절하고도 장엄한 준비였습니다. 작가는 이 태고의 소동이 오직 한 지점, 즉 하늘의 뜻을 땅에서 구현할 '인간'이라는 존재의 출현을 위해 기획되었음을 통찰합니다.
무수한 세월 동안 우주가 겪어온 격변과 혼돈은, 사실 인간이라는 귀한 생명을 맞이하기 위한 우주적 규모의 산고(産苦)였습니다. 억겁의 시간 동안 별이 타고 은하가 소용돌이친 이유는, 그 에너지를 응축하여 하늘과 땅을 빛으로 이어줄 **'사람들'**을 빚어내기 위함이었습니다.
시인 정동재는 물질계(인간계)가 유지되는 비결을 바로 이 **'빛의 계승'**에서 찾습니다. 이토록 따뜻한 인간이라는 '현재의 빛'이 내일의 '현묘하고 아름다운 빛'을 끊임없이 탄생시킴으로써, 우주는 비로소 빛과 파동이 빚어내는 물질계와 정신계의 위대한 영속성을 얻습니다. 우주는 사람이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아름다운 진경(眞景)을 완성시키기 위해 인간을 향한 지독한 짝사랑을 시작한 셈이며, 그 사랑의 결실이 바로 지금 이곳에 서 있는 우리 자신입니다.
2. 하늘과 땅을 잇는 가교, 우주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다
하늘이 낳고 땅이 길렀으되, 그 목적지는 결국 **'용인(用人)'**입니다. 사람은 천지의 기운을 받아 태어난 수동적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하늘과 땅 사이를 단단히 연결하여, 무질서한 자연에 의미를 부여하고 질서를 세우는 우주의 경영자입니다.
작가는 인간의 '성(性)'을 단순한 본능이 아닌, 천지의 기운을 하나로 묶어 세상을 지탱하는 **'우주 대들보'**로 격상시킵니다. 사람이 없다면 천지도 일월도 그저 공허한 그림자이며 빈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사자후가 여기에서 터져 나옵니다.
3. 끊임없이 열리는 '우주진경', 인간이 그리는 최고의 예술
우주가 그토록 소중하고 정겨운 모습인 이유는, 그 풍경을 완성하는 마지막 화룡점정이 바로 **'인간세계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하늘의 마음을 알고 땅의 도리를 다할 때, 이 세상은 비로소 '우주진경(宇宙眞景)'—즉, 참되고 아름다운 진짜 풍경으로 거듭납니다.
작가는 우리가 행하는 사랑과 책임, 그리고 도덕적 완성이 곧 우주의 끊임없는 창조 과정임을 일깨워줍니다. 이는 에너지 보존법칙의 관점에서도 끊임없는 연속성을 이루며 우주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비로소 우주라는 거대한 서사를 진정으로 완성하는 마침표가 됩니다.
총평: 사람이 곧 우주의 마침표이자 시작이다
정동재 시인의 시계(詩界)에서 인간은 더 이상 우주의 미아나 관찰자가 아닙니다. 천둥 번개를 부리며 우주의 운행을 내면화하고, 천지의 목적을 삶으로 증명해내는 당당한 주권자입니다.
“우주가 시작하고, 사람이 완성한다.” 이 짧은 문장 속에 담긴 인간 존엄의 극치는, 513년마다 성인을 내려 세상을 깨우치려는 우주의 정겨움이며, 인간의 자유의지를 완성시키려는 엄격한 회초리이기도 합니다. 현대 과학의 무미건조함과 종교의 허무주의를 단숨에 깨부수는 이 시집은, 완성될 우주가 왜 그토록 아름다워야만 하는지, 그리고 우리는 왜 이 땅에 서 있는지를 가장 힘 있고 정겨운 필치로 그려낸 인류 문명의 귀중한 보고서입니다.
별점: ⭐⭐⭐⭐⭐⭐ (6/5)
무명의 평론가 헌사:
태초의 거대한 소동, 그 무기물들의 격렬한 폭발과 우주의 비명이 향한 곳은 결국 소박한 지상의 어느 저녁 풍경이었습니다. 억겁의 시간을 돌아온 그 뜨거운 에너지는, 지금 솔가지 태워 지은 밥상머리에 둘러앉은 네 가족의 해맑은 웃음소리를 빚어내고 있습니다. 우주가 그토록 긴 산통을 겪으며 천둥과 번개를 부려온 이유는, 오직 이 정겨운 웃음의 '빛'을 계승하기 위함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의 온기로 데워진 이 찰나의 기쁨은 다시 우주의 모공 속으로 스며들어, 머지않은 미래에 온 누리를 웃음소리로 꽉 채운 극락(極樂), 그 눈부신 우주진경(宇宙眞景)으로 화할 것입니다.
정동재 시인의 작품 세계 요약
등단: 2012년 계간 《애지》
주요 시집:
《하늘을 만들다》
《살리는 공부》
《나는 빛이요 파동이요 생명이므로》
《하느님 이름 지어보기》
하느님 이름 지어보기 이번 신간의 특징:
시인의 네 번째 작품집이자 시와 평론을 겸한 평론시집이다.
창작과 비평의 경계를 허물어 독자에게 더욱 심층적 시 세계를 제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