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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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일대기
돌아가신 어머니
살아온 이야기를
팔순이 되면 글로 써 달라고 누나에게 말 하셨단다
팔십 년을 어떻게 다 기억하리요만
그래도 굴곡진 생의 마디마디마다
눈물과 한숨 애달픈 이야기는 끝이 없다.
육 년을 더 사셨지만 소원을 이루어 드리지 못하고
이제사 이렇게 요약해 본다
군산 섬마을에서 태어나 어려서 부모를 여위고
할머니 손에서 그래도 곱게 자라나
해군으로 온 아버지를 따라 멀리 하동으로 시집와서
모진 시집살이와 참전용사들의 그 후유증을 다 받아 내시고
아이들이 불쌍해서 떠나지도 못 하고
다시 돌아와 도시인 부산으로 이주하여
가장 어렵다는 부전 시장의 생물 채소 장사로
난장에 앉아서 그 고생을 다 참고 하셨다
방과 후 시장에 가면 홀로 애처롭게 앉아서
손님들의 온갖 흥정을 다 받아 내시고
남은 생물들을
처리 못하면 또 가슴 졸이고
어려운 시절 잃어버린 아픈 여동생을
찾을 수 없었던 안타까운 심정을 가슴에 묻고
겨우겨우 학비를 맞추어 내면 함께 한숨 거두고
명문대학을 졸업시켜 자랑스럽게 키우셨다
덕분에 오 남매는
장성하여 말년에 효도를 받고
아버지와 손잡고 교회를 다니며
그것으로 소원은 이루셨 단다.
가는 곳 마다
화목 제물로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으셨고
학교에서 다 배우지 못한 한글은 성경 필사로 깨우치고
아무도 몰라줘도 주님은 알아 주시니
십리 길을 걸어서 새벽기도에 나가시고
교회 주변 마을
청소까지 도맡으셨으니
그 정성을 지금 하늘 나라에서 주님의 칭찬을 받고 계시겠지
사랑하는 천사
어머니의 일대기
쓰고 나니 눈물만이 앞을 가리네.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효도 하셨습니다.
이 시를 새겨서 걸어 놓으십시요
가슴 따뜻한 글입니다
가슴이 찡하네요
어머니 훌륭하신 어머니
모든힘을 다 쏟고 가셨을 어머니
감사합니다
해운대 물개시인님^^
고생하셨어요
해운대물개님의 댓글의 댓글
어떻게 이런 천사를 다시 만나겠습니까? 아픔도 슬픔도 없는 천국에서 다시 뵈옵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주손님의 댓글
내용이 절절해서 뭉클 합니다
선친이 부전역 부근에서 청과물 공판장을 하셨거든요
옛 기억에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해운대물개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명절 대목에는 거들어서 마무리한다고 늘 바쁜 기억이 납니다. 홀로 앉아계셨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이 절로 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