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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족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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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62회 작성일 19-06-02 17:23

본문

어느 족보 / 백록


지금 제가 지껄이는 건, 결코  

웃자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한때 단일민족이라는 세뇌를 거부할 재간이 없어서

또 다른 전설의 후손이라 강조를 거듭해서

그 괸당들 단합대회라 해서

꾸물꾸물 나갔댔지요

 

어차피 이 섬의 새끼라 뇌까리는

토박이 도새기처럼

그 전 이 섬의 들녘을 누비던

입도의 도야지처럼

 

돼지가 꿀꿀거리는 건 허기를 달래며 조르는 소리겠지요

배고픈 사람들 얇은 귀가 그렇듯 알아들었을 터

이들도 예전엔 우리 식구였을 테니까

그 우리라는 본말에 경계가 놓이면서 사람들끼리 우리라 했고

저들을 따로 가두어 우리라 불렀겠지요

여기선 그것도 모자라 뒷간과 도긴개긴이라며 도통이라 칭했겠지요

굼뜬 저들의 짓거리가 바닥을 뒹굴면 돌새기처럼 취급했고

어쩌다 돈으로 비치는 순간 돈이라 불리던

도대체 도무지의 전설 같은 소리들

설마 그 소린 아니겠지만

대대로 이어지는 유전의 전언을

억지로 곱씹어 봤지요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

 

그 구지가가 어느덧 귓가시낭 꾸지뽕이겠다 싶은 오늘

사람들을 위해 제 몸뚱이 바치는 것도 모자라 픽픽 무더기로 뒈져야하는 이들에게

곧, 치사율 100%의 열병이 들이닥친다는데

우리끼리만 길이길이 살고 싶은 괸당들 여기저기 꿀꿀거리며

무심코 저들을 마구 씹고 있네요

한 맺힌 저들의 족적은 사라지거나 말거나

물론, 저도 예외일 순 없었지만

왜 이리 살아야 하는지

 

제가 지금 지껄이는 건

결코 허튼 소리가 아닙니다

비로소 오늘 느낀 바

우울한 소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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