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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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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46회 작성일 20-01-30 07:55

본문



민둥산 


석촌 정금용




겨울에 핀

줄기 없는 모란꽃이 너무나 붉어

껴안은 흙 속에 뿌리는 얼마나 뜨거웠으랴

 

발 없는 잰 바람에 업혀

그을린 꼬리에 매달려 번지고 번져 

잿빛 포만감에 들뜬 산불이   

초록에 깃들인 생활을 모조리 삼킬 때까지 

 

삽 시에 옮긴 불길 꽃처럼 품었을 

선 채로 숯이 되어버린 숲, 뜨거운 침묵만 가득 찬 

싼 내 풍기는 산악은 또 오죽했으랴


불티를 나르던 바람도 검게 타 미친 듯 가파른 골짜기마다 

풀풀 날려 튀는 소리마저 타버려 적막뿐인데 

휩쓸려 푸르게 떨던

생명의 숨결은 다 어디로 갔나


잃어버린, 본디 찾아 푸른 가슴을 찾아


검댕이 된 나무와 풀은  

말살된 허무 건너 흙이 아닌 재 속에

다시 뿌리내려 떡잎 펼쳐 얼마나 시린 오랜 날들을   

허둥거려야 하나  


곁을 모두 잃어

입도 잎도 없이 시꺼멓게 버티는 

저 묵묵한 민둥산에서






댓글목록

한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호주의 산불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이 소멸 되었을까요..
시선 밖 시선에 말할수 없는 고통이
남아 있을 뿐이겠지요
시간이 치유를 해주겠지만
또 얼마나 걸릴까요..
세상사는 일 또한..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석촌 시인님^^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불에 의한
말살된 생명의 허무한 소멸은 어디 나무와 풀뿐이겠습니까
자취 주신 한뉘시인님 가내 두루 아늑하옵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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