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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무진서원단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176회 작성일 20-05-17 23:55

본문

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

내가 지니지 못한 것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산산히 뒤집혀지는 칠정오욕(七情五慾) 충만의 나에게서
긴 한숨 같은 날마다의 호흡에서
이 검은 세상이 돋아내는 끔직한 소름에서
이제는 형식만 남은 사랑에서
걸핏하면 징징거리는 눈물에서
오래 전에 낡아버린 그리움에서
실신할 듯 견디어 내는 무미(無味)한 세월 속에서
고작 두려움이 없는 꿈이나 꾸는 시시(詩詩)함에서
나 때문에 불행해진 모든 사람들에게서
시린 뼈들이 잠자는 묘지의 잿빛 꽃 같은 추억에서
생각할수록 너절한 쓰레기통 같은 나에게서
애초에 원래 없었던 이 모든 것들의 믿음에서
염치좋게 티 없는 영혼의 자유를 탐(貪)하며,
살아온 뻔뻔한 힘

이제, 그만 놓게 하소서 


* 煩惱無盡誓願斷 : 이 다함이 없는 번뇌를 끊게 하소서



Soulful - L'indecis

댓글목록

탄무誕无님의 댓글

profile_image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번뇌무진서원단에서
마지막 연의
'이제, 그만 놓게 하소서'

이것이 되면 도량청정무하예로서 삼보천룡강차지이지요.
무하예는 우리 인간 본성의 본체인 공을 가리키고요.
무하예는 도량청정이면서 삼보천룡강차지이지요.

무하예(공, 인간 본성의 본체)의 대기묘용에 의해
도량청정, 삼보천룡강차지가 되게 되지요

그리고 도반 형님 글에서 가장 큰 울림과 뼈 때리는 구절을 옮겨 봅니다.
"애초에 원래 없었던 이 모든 것들"

고개 숙입니다.
*

sundol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탄무 시인님의 귀한 말씀을 대하며..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건
人生의 과정에서 복잡하게 얽혀있는 我執과
소위 그 잘난 法執, 즉 다시 말해보면
자아의식과 외부세계의 자극으로 부터 오는 의식,
그리고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살아가며
더욱 더 세분화된 욕망과 是非 分別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허우적댄다는 생각..

하여, 탄무 시인께서 늘 강조하는 空으로서의
본래 진면목을 생각하게 되네요

따지고 보면, 識이란 건 수시로 변하는 것이고 - 能變
이른바 <나>라고 하는 것과 <상대적인 어떤 것>은
그같은 識이 변해서 된 것 - 所變
에 불과하므로
살아가며 지지고 볶고 웃고 울며 지낸다는 건
결국 假立된 거에 지나지 않기에
저 자신, 시를 쓴다는 일도 우습고
몸이 아파 끙끙댄다는 것도 그 모두
실재하는 건 아니란 생각에 더욱 더 우습고
다만,그같은 양상은  주어진 조건에 따라 임시로 그런 모습으로
나타날 뿐 - 假施設이란 한 꼭지 생각이에요

하여, 올린 졸시..번뇌무진서원단도
그릇된 생각에서 비롯된 잡념 雜念이란 생각요.

한 생각 털고나면,
애초에 원래 없었던 이 모든 것들 아니겠습니까

부족한 글에 귀한 말씀으로 자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몸이 부실하지만, 탄무 시인님이 겪는
육신의 고통 역시 인간을 苦界로 沈淪하는
헛된 것임을 생각케 되네요

어쨌던 아픈 건 아픈 거 - 현실의 고통 (무시할 수 없고)

그게 없다고 하기엔 너무 실증적으로 다가서는
명제이기에 붓다처럼
성불하기 전에는 필히 겪어야 할 과제(?)인듯도
싶네요

아무튼, 아프지 마시고 건강에
보중하시기 바랍니다

봄빛가득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봄빛가득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번지점프나 짚라인을 타 보셨나요?
군대를 다녀오신 분이시라면 막타오를 아시나요?

잡고 있으면 무섭고 불안하지요.

아무 생각 없이 손을 놓아 허공으로 몸뚱어리를 던져 버리면
무섭고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고 세상을 얻은 듯한 기분이 들지요.

어쩌면 삶도 이런게 아닐까요?

아침부터 헛소리해서 죄송합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길요^^

sundol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요,

저도 시인님과 같은 생각이 들 적이 많답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기왕에 부여된 삶, (나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 이 고해 苦海의 삶에 던져질 걸 원하는 정신적 주체는 아무도 없겠기에 말이예요
하지만, 기왕에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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