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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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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52회 작성일 20-05-27 07:38

본문


어느날 밤이었다. 


검은 하늘에 별들이 스산한데, 

어디선가 더운 소리가 흩어지지 아니하고 한데 뭉쳐 진한 물줄기를 이루어 

검은 수풀들 사이로 쏟아지는 것이었다.


창문이 가볍게 흔들린다. 

보이지 않고 시끄럽지도 않은 그 진동은 어디에서 오는가? 


창문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한다. 

그러기에는 너무나 투명하기에. 

그 뼈 시린 고적함과 외로운 해맑음을 

나는 신선한 감각으로 내 안에 들여놓는다.


내가 사랑하는 그 무엇인가가 이 어둠 속에 있다. 그것은 낮은 목소리로 그르렁거린다. 


그것은 사막을 걸어가는 힘겨운 낙타를 닮았다. 

갈라진 발굽으로 연꽃처럼 숭엄한 모래를 밟는다. 


그것은 창녀의 얼굴로 성모를 그렸던, 어느 고고한 살인자를 닮았다.  


그것은 표정을 내보이지 않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여인을 닮았다.


한 손으로 그 투명한 것을 살짝 민다. 내게 보이지 않고 보여서는 안 될 것이 내 앞에 가만히 열린다. 

나는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길이 수풀이 달빛에 잠든 엉겅퀴꽃이 날개 잘린 새가 그림자 속에 들어앉아 새벽을 기다리는 나무가 내 안으로 들어온다. 

내 작은 서사를, 그 짧은 생으로 구현하고 있는 저것은 누구인가?

그것은 밤이슬 내리는 저 가난한 정원에서 호흡하고 있는가? 

그러기에 오늘밤 투명한 창문이 저렇게 가만히 떨리며 내면의 문을 울리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난 고개를 돌린다. 

밤의 적요가 멀리 돌아 사라지는 저 먼곳에는 풀들이 뒤척여눕거나 조촐한 꽃들을 낮게 흔들어대는 것이었다.

이 길은 언젠가 내 어머니에 의해 해체되었던 적이 있다. 

그것은 존재하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 것들이었기에,

오직 소리만이 그렇게 들려올 뿐이었다. 

마치 소리 없는 아우성 속으로 

깊이 깊이 빠져들듯이.

잠들지 않고 달빛 뼛속으로 파고드는 소리들의 총합이 

하늘과 땅 사이 공간과 조용히 대화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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