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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의 시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640회 작성일 20-08-12 20:18

본문

무심코의 시선 / 백록


 
저물녘 베란다 창 아래
어린이 놀이터
느릿한 그림자 하나
빙글빙글 돈다
 
한때 여인의 향기인 듯
어느덧 노인인 듯
 
어디를 도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공전의 행간인 듯
제자릴 도는 낌새로 보아
자전의 운동인 듯
 
아무튼 돈다
 
아직 살아있다는 오늘의
몸부림, 그 냄새 내지는
발버둥인 듯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타의 연주를 음미하다 / 백록


잃어버린 입맛을 찾아 길을 헤맸다
애월해안도로를 따라 즐비한
너도나도 자랑질 레시피
맛집의 간판들
이들도 거리 두기에 익숙해졌는지
제법 조용했다

간만에 옛 자장면의 추억을 소환하며
어느덧 터무니가 바뀌어버린
그 위치를 수소문했다
가다 서다 마침내 다다른 곳
한때 매스컴을 들썩이던
털보네 명가집

무대엔 막상 명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포스터에만 큼지막하게 걸려있을 뿐
그새 무슨 일이 있었을까
언제부턴가 그의 수제자가 연주를 맡은 듯
젊은 연주자의 두 손엔
반죽 면발의 현악기가 힘차게 쥐어져 있다
카리스마는 좀 쳐지는가 싶었지만
현란한 몸놀림만큼은 결코
스승에게 뒤떨어지지 않았지만
뒷맛은 썩 개운치 못했다
그 여운은 찰지지 못하다 할까
아무래도 숙성이 덜 된 듯
예전만치 쫄깃하지 못하다
아무튼, 씹음 그 자체가
흐물흐물했다

관객들의 표정을 슬쩍 훔쳐보니
예나 별반 다름이 없는데
이도 더위를 먹은 탓일까
아님, 세월 탓일까
내 탓일까

잔뜩 찌푸린 이마의 땀범벅을 훔치는
휴지가 짜증을 부린다
부러진 이쑤시개도 투덜거린다
입맛만 버렸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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