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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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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38회 작성일 17-12-18 02:58

본문

아무래도 고은의 화엄경은 삼분의 일도 읽지 못하고 돌려 주어야 할 것 같다.

벌써 빌린지 이주일이 다 되어가는데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돋보기 안경을 끼고 앉아서 읽으면 머리가 바닥으로 툭 떨어지고

누워서 읽으면 책이 얼굴 위로 툭 떨어진다.

수면제가 이렇게 효과가 좋다면 불티가 날 것이다.

그다지 어렵거나 지루한 문장도 아닌데 미칠것 같은 감동처럼 잠이 밀려온다.

 

내가 일주일 넘게 아픈 곳이 고관절이라는 것을 오늘에사 알았다.

아픈 곳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치료법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일하면 아프지 않은데 일하지 않으면 아프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늘은 일요일이라 손님이 미어터져서 계속 치료가 가능했다.

 

나이 마흔에 당뇨병이 있는 중국 애가 말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뭐,

죽어야 되면 죽으면 되지 뭐,

일하지 않으면 주먹도 쥐어지지 않는 손이 일하면

숲을 누비는 청설모처럼 기민하고 재빠르다.

병원이 따로 없다.

누우면 등이 아파서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새로 온 이모는

일하면 아프지 않다고 한다.

밤새 낑낑 대다가도 아침 되어서 일 나오면 멀쩡해진다고 했다.

 

종일 설겆이를 하느라 벽만 보고 있다 바구니에 음식물 쓰레기가

가득차면 그것을 비우러 주방 뒷쪽에 있는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간다.

이때다 하고 잠시 놓아주는 새처럼 내 눈을 새파란 하늘로 놓아준다.

그렁그렁, 왜 그럴까? 자기연민 같은 것은 아니다. 하늘이 너무 파랗기 때문이다.

눈물을 파랗게 물들이면 그렇게 값싸보이지 않을 것 같다.

투몀 메니큐어 보다 색깔 있는 메니큐어가 비싼 것처럼,

앤디 워홀이 그린 색색의 마릴린 몬로처럼.

 

뜨거운 전기 장판에 고관절이라고 불리는 곳을 지지면 좀 나아지는 기분이 든다.

앉거나 구부리면 무딘 칼로 그곳의 근육을 천천히 썰고 있는 느낌이 든다.

다음 주 쉬는 날 병원에 가보아야겠다.

중국 아이의 말처럼 죽어야 되면 죽지 싶기도 하다.

어쩜 이미 다 죽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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