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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라는 영화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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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55회 작성일 17-09-25 22:50

본문

내일은 아주 신나는 일을 하러 간다.

신축 아파트나 공사 현장의 청소를 하는 일이라고 했다.

일당이 8만원인데 일주일 동안은 7만원만 준다고 했다.

이곳에는 일이 많이 없어 통영이나 거제 삼천포등으로 차를 타고 갈거라고 했다.

바다가 보이는 신축 아파트 창문을 닦으면 얼마나 눈이 파래질까?

모자와 운동화와 커트칼과 일하기 편한 바지를 입으라고 했다.

일요일마다 쉬고

새벽에 출발하는 대신 다섯시가 되기 전에 마칠 수 있다고 했다.

그래, 나는 날마다 똑 같은, 프린트 된 하루들을 잘 견디지 못한다.

난 사흘들이 직장이 바뀌는 것이 내 적성에 꼭 맞다.

종일 비좁은 구정물통에서 헤엄치던 하루가 통영, 거제, 삼천포 바다를 헤엄칠 수 있다.

구정물통에 하루를 담그고 살아 자신도 모르게 구정물통을 닮아가는 사람들을 벗어날 수 있다.

난 엮이는 일을 잘 못하지만 깨끗이 하는 일은 참 잘한다.

이젠 사람이 너무 무섭다.

사람과 눈을 마주치기 싫고 말을 섞기 싫고, 감정을 나누는 것이 무섭다.

사람을 껴안는 일이 칼집에서 꺼낸 칼끝을 껴안는 일 같다.

아무도, 아무도, 아무도 싫다.

사람보다 빗자루나 밀걸레나 먼지낀 창문이 더 좋다.

 

눈사람 몸매의 친구가 좋긴 하지만, 좋다는 감정을 나는 두려워한다.

언제 칼 자루는 칼 끝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외로움은 형벌이 아니라

내 스스로 지키고 관리하고 보존해나가는 내 영혼의 수질이다.

그러니까 나는

세제가 가득 풀린 구정물에 섞이기 싫은 것이다.

그렇게 푸르고도 온종일 파도로 스스로를 씻는 바다에 섞이고 싶은 것이다.

행복하다.

언제까지 구정물 보다 유리창에 낀 먼지가 더 나를 행복하게 만들지 모르지만

구정물에서 벗어나게된 양서류처럼 나는 지금 팔딱팔딱 뛰고 싶은 심정이다.

외로움으로 내가 내몰린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순간 순간 나는 외로움을 선택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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