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7年 05月 02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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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年 05月 01日
맑았다.
오늘은 점장과 정은이가 하루를 영업하게 됐다. 정은이는 어제 첫날을 맞아 일을 처음 해보았다. 어제는 어땠는지 물었더니 옆에 앉은 점장께서 말을 하는 바람에 영업상황을 듣지 못했다. 상은 좋아 보였다. 가게 안에 위계질서가 잘 잡혀야 하고 순리를 잘 따른다면 일이 어려울 것이 뭐 있을까만, 사람이 많다고 해서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말이다. 정은이가 일했던 봄봄은 단 두 명서 일일매출 150 이상을 했다고 하니, 우리뿐만 아니라 대체로 큰 카페(P, S, B 이들 업체의 약칭)는 인건비로 그 운영이 어렵다고 하는 얘기는 영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내부에 일하는 직원이 충분히 이해하면 그나마 마음은 좀 놓인다. 며칠 그냥 지켜보면 내부는 또 흔들리고 뭔가 얘기가 나가면, 대표로서 또 잘못한 것 같은 기분은 며칠을 가슴에 묻어 놓고 간다. 참으로 힘든 일이다.
점심때, 채 선생께서 오셨다. 성한이 아버님이다. 전화가 왔다. 점심 한 끼 같이 했으면 한다는 전화였다. 본점에서 만나 뵙고 남천 강변 어디, 모 밥집인데 신축건물에 깔끔한 식단을 가졌다. 여기는 국수와 비빔밥으로 조촐한 메뉴였다. 우리는 비빔밥을 주문했다. 밥값도 아주 싸다. 한 그릇 오천 원이었다. 가만 앉아, 들어오고 나가시는 손님을 뵈니 대체로 나이가 많으신 분이 많았다. 출입구 왼쪽은 계산대가 있는데 커피 포터가 있고 잔이 있었다. 그 위에 오늘의 커피라고 팻말이 붙었다. 주인장은 미리 드립을 해놓고 손님이 원하면 커피 한 잔 서비스한다. 우리도 밥을 다 먹고는 커피 한 잔 서비스 받았다. 영락없는 드립커피였다. 그런대로 맛이 괜찮았다. 요즘 무분별하게 생긴 어느 카페에서 마시는 그런 커피보다는 질적으로 우수했다. 채 선생은 식사 중에도 여러 말씀을 하셨고 나는 그냥 묵묵히 들으면서 식사하며 약간씩 미소를 보였다. 어제 오셨던 채 선생 친구분 얘기가 주다. 경찰공무원으로 정년퇴임하셨다. 연금 300만 원, 팔공산에 지은 고시원도 있으며, 편의점도 두 개나 가지고 있다. 타고 다니시는 차는 뭐라고 했더라! 아, 참 벤츠라고 했다. 자동차 한 대가 무려 1억 얼마라고 했는데 김치 한 젓가락 집다가 그만 놓쳤다. 식사 다 마치고 나오면서도 친구 얘기는 계속 이어갔다. 선생께서는 아무리 돈 많아도 비싼 차는 타고 다니지 않겠다는 말씀이었다. 요지다. 차는 차일 뿐이라는 말씀이었다. 나도 그 말씀에는 동감이었다.
본점에 와서, 주방에 오 선생이 있기에 우리는 팥빙수를 주문했지만, 퇴짜 받았다. 마침 교육생 둘과 정신없이 교육 중이었는데 그냥 마실 것 아무거나 주었으면 하고 다시 주문 넣었다. 그러니까 십 분 정도 흘렀을까, 아이스 냉커피 두 잔이 나왔고 선생과 함께 두 시간 가까이 마셨다. 정치 얘기, 김정은 얘기, 참 어제 새로 들어온 직원 이름도 김정은이었다. 트럼프 얘기가 있었고, 사드 비용에 관한 얘기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까 아침에 읽었던 사설이 생각난다.
요지를 말하자면, 우리의 역사는 고비 때마다 빛을 발하는 담판이 있었다는 것이다. 고려 성종 때다. 993년 요 소손녕이 80만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 왔을 때 새사시랑(內史侍郞)이었던 서희는 한목소리 냈다. 그대 나라는 신라에서 일어났다는 소손녕의 주장을 맞받아쳐, 우리는 고구려를 이은 나라며 결국 압록강 남쪽 강동 6주를 넘겨받은 내용이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 임진왜란 때 유성룡의 징비록에 관한 얘기도 있었다. 각설하고,
정말 자주국방을 하려면, 우리도 핵무장을 하는 것은 어떤가 말이다.
선생은 3시쯤 가셨다.
조감도에 잠시 들렀을 때다. 경산 문인협회 김 시인과 대구 유명 시인 모 선생께서 오셨다. 4시쯤에 들렀는데 선생께서 오신 줄도 모르고 있었다. 글과 여러 얘기를 나누었다. 오신 선생은 모두 세 분이었는데 6시쯤에 가셨다.
울진에 케냐 커피 오십 봉 택배로 보냈다.
저녁 카페 우드에 다녀왔다.
에스프레소 / 鵲巢
지이이이익, 커피 콩 같은 언어가 유리통 안에서 무작위로 난무하고 있었다 수 억 년 오르면 어쩌면 한 갈래 오로지 자연의 힘에 우리는 떠밀려 왔다 지이이이익, 저것은 뼈가 부서지는 소리, 나비처럼 환생을 꿈꾸며 새로운 세상을 완성하는 소리 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신과 잡았던 손을 놓아야만 했다 그 이유를 자본의 힘이라 믿고 싶지는 않았다 보라! 마스크처럼 잊은 계절 잊은 젓가락 잊은 동료 잊은 고백 잊은 눈빛 죄다 잊지 못하고 지이이이익, 분쇄하는 현실, 따가닥-따가닥-따가닥 끌어모으는 섬, 그건 교감이었다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실 앞에 영화감독관처럼 바라보는 저 시선들, 언제나 허공은 이름 모를 꽃의 장이었다 마치 사형수처럼 누가 방아쇠를 결국 당긴다 ‘~땅’, 새로운 세상 새로운 희망을 품자마자 또 눈빛은 지이이이익 분쇄되었다
*김국환 노래 ‘타타타’ 인용
젓가락으로 찌개를 먹는 사람은 싫다 / 鵲巢
밥에 곁들여 먹는 반찬 중에 그래도 찌개만한 것은 없다 갖가지 재료가 들어간 한국형 식단, 중에서도 찌개는 얼큰하고 때로는 바특하고 때로는 삼삼해서 숟가락으로 호호 불어가며 떠먹는 것은 정이다 젓가락은 너무 이기적이다 젓가락처럼 무미건조해서 젓가락은 왠지 계산적이다 때로는 국물도 흐르고 때로는 바지에 묻어서 냄새처럼 사는 모습이 나도 모르게 흐르는 찌개, 가끔은 얼룩처럼 완벽하지 않아서 주위 웃음을 자아내는 찌개, 정신없이 숟가락으로 퍼먹다가 아줌마 여기 밥 한 공기 더 주세요 정말 밥 한 공기 생각나는 찌개, 냄비 뚜껑 여는 냄비 받침대처럼 눈알 쏙 빠지게 하는 찌개, 그런 따뜻한 찌개를 젓가락으로 쏙 빼먹고 가는 사람은 싫다 나는 오늘도 숟가락으로 정신없이 남은 국물까지 밥 넣고 석석 비벼 먹고 나왔다 인주처럼 언저리에 묻은 얼룩은 정말 나의 참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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