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7年 04月 27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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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年 04月 27日
맑았다.
오전, 전에 동인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시집이 있다. 그간 여러 이유로 읽지 못했는데 오늘에야 읽었다. 시집 제목도 뭉클함이 들어가고 여기 실은 시도 모두 뭉클하다. 특히 시제 ‘삽시’를 읽을 때는 얼마 전에 읽은 시인 천양희의 말씀처럼 신이 ㄴ자 하나 빠뜨린 채로 다가와 시로 남은 것 아니냐는 듯 그렇게 닿았다. 시인은 캔 뚜껑 열다가 손가락이 베였다. 근데 이것은 삽시간에 벌어진 일이라 어떤 방도가 없었던 일이었다. 이 삽시에 관해 시인은 어떤 성찰을 시로 승화시켜놓았다. 아무 일 없이 하루가 지나가는 날들, 예보도 없이 비가 마당을 조용하게 쓸고 가는 것도, 어제 핀 동백도 부의 봉투 들고 잠시 다녀간 사람도 모두 삽시고 우리가 살다가는 이 지구도 삽시간에 벌어진 일 아닌가! 그러고 보면 모든 것이 삽시다. 100년도 채 살다 가지 못할 인생이지만, 지구의 나이 곱절 더 하면 태양은 팽창해서 더는 생물이 살기 힘든 지구라 했다. 100년이든 100억 년이든, 모두 삽시다. 신의 세계를 잠시 들춰보고 간 오전이었다. 아득한 시간을 읽고 나면 인생은 별거 아니라는 것이 느껴지고 죽음도 두렵지 않은 세계에 들어간다. 시 정말 감사하게 읽었다.
오후, 밀양에 다녀왔다. 며칠 전에 주문받은 커피를 배송했다. 에르모사 상현이다. 점심시간 조금 지나 도착했다. 점심은 상현이랑 함께 했다. 근 한 달 만이지 싶다. 상현이 가게 오르는 길에 새로 짓는 건물이 많아 심상치 않았다. 물론 이 길은 표충사 가는 길목이라 모두 상가가 들어설 것이지만, 또 커피와 연관을 안 지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떤 종목이 들어와도 커피는 모두 하는 것이 문제다. 식사 마치고 얼마 전에 개업한 모 대학 교수 카페에 다녀왔다. 상현이 가게에서 약 5분 거리다. 새로 지은 건물이다. 패널로 마감했으니 조립식 건물이다. 전에는 골동품을 다루었다. 이제는 골동품도 다루며 커피까지 함께 한다. 계산대는 이 집 아들이 보고 있다. 올해 대학 졸업했다고 들었다. 이곳에 잠시 앉아 상현이랑 그간 소식을 주고받았다. 상현이도 얼마 전에 친구 소개로 어떤 여인을 만나고 있었다. 여자 쪽에서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며 얘기한다. 아무튼, 잘 된 것 같다.
저녁, 시집 두 권을 받았다.
절벽 / 鵲巢
탯줄 끊은 레몬 며칠은 속으로 아문다 노랗게 물든 열 손가락은 물고기처럼 호수에 떠 있고 얇은 껍질처럼 개명하는 것은 구름의 자리다 소쿠리 한가득 까놓은 살점처럼 흉가는 흉가가 아니듯 연민은 가벼운 짚으로 엮은 허공뿐 우물 참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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