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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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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8회 작성일 23-01-21 22:54

본문

사과

鵲巢**

 

 

    접시 위 깎아 놓은 사과를 먹는다 우거적우거적 씹는 턱은 삐거덕삐거덕 소리를 낸다 네가 사과를 씹는 동안 혈액은 돌고 숨은 암세포는 사과의 산에 녹는다 내가 다음 세포를 복제하면서 텔로미어의 그 끝을 줄이며 혹은 그 끝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한 몸짓, 사과는 내 몸을 스친 칼을 기억한다 이미 따개 놓은 길이 따개지 않은 길보다 나은 진일보의 행보를 약속하듯이 행보의 전경과 풍경의 각각을 그려놓듯이 한 장의 이면을 위한 소멸적 과실 그것은 장래의 꿈이 아니라 씹고 씹히는 행위의 미로, 사과는 결국 저 삐거덕삐거덕 돌아가는 소리를 치유하지는 못한다 불운의 몸뚱어리 하나가 지그시 감는 눈이 올 때까지 흡혈의 본질과 구조를 끌어내릴 때까지 관을 내미는 것뿐이다 끝없이 정진하는 머리가 영업이익이 제로가 될 때까지 청아한 염불일 뿐 어쩌면 승강기에 오르는 납덩이처럼 숙명의 저녁을 광휘로 모는 자상한 절망과 우악스러운 고통 위에서 기각한 영장이다

   2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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