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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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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0회 작성일 18-01-24 22:03

본문

내일부터는 혁신 도시 쪽의 뷔페에 일을 간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들은 그 전날 밤에 무슨 생각을 할까?

나는 동물들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이전도 이후도 알 수 없는 것은 우리 안에 너무나 많은

생각의 겹들이 쌓이고 또 쌓여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생각의 겹을 까고 또 까야 어떤 명쾌함에 이르는 사람은

생각이라는 회로를 지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의 겹겹이 얇은 동물들에게는 내일이 보일 것 같다.

 

염소를 본 적이 있다.

그 농장은 살아 있는 오리나 닭을 잡아 주는 집이였는데

염소 농장이 가까이 있었다.

염소 농장에서 동물들을 도축하는 곳까지 긴 시멘트 길이 있었는데

목줄이 묶인 염소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발굽이 빠지도록 발버둥을치며

끌려오고 있었다. 염소는 그길이 황천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렇게 잡혀온 염소가 가죽 벗기는 기계에 말려

가죽과 고기로 분리 되어 나온 것을 보고 울었는데

그렇게 깃털과 고기가 분리된 토종닭을 너무 맛있게 먹고 말았다.

내일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들에게는 창호지에 비치는 댓잎 그림자처럼

내일이 보일 것이다.

내게도 내일이 그렇게 비치지만 그것은 내일이 아니라 어제의 모습이다.

내 어제를 통해서 겹겹의 생각들이 유추해낸 내일에 지나지 않는다.

내 열정은 뷔페 진열대에서 뜨거운 죽이나 육수로 담겨 있을 것이고

내 슬픔이나 기쁨은 소스나 드레싱으로 변해 있을 것이고,

내 희망, 내 시는 남의 입에 들어가면 똥이 되는 초밥이나 고깃덩이로

변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내 영혼은 일당 78000원으로,

군대 보낸 아들의 사망 통지서처럼 날아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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