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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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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1회 작성일 19-01-15 09:57

본문

해가 바뀌었다. 여러 해가 바뀌었다.

아무리 해가 바뀌어도 이 지질이 궁상은

의리처럼 바뀌지 않는다.

오전반 일을 알아보아야 한다.

분명히 그냥 아이들과 살면 나는

오후반 일만 해도 돈이 남아 돌 것이다.

나는 왜 남편을 가지는데

돈을 지불해야만 하는 것일까?

함께 벌면

내일이라는 시간을 적립 할 수 있어야

되는 것은 아닐까?

오후반 언니는 말했다

"하루 하루 열심히 살면

뭐가 모여도 모이고, 뭐가 남아도 남는다"

난 하루 하루 열심히 살지를 않았던 것일까?

무슨 대단한 살림을 일구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내 몸뚱아리 하나 부숴 먹는 일이라

아프거나 늙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오후반 언니는 60세 까지 호프집을 할거니까

그때까지 자신과 함께 일하자고 한다.

60세가 되면 자신이 경비를 댈테니까 같이

해외 여행을 가자고 한다.

나도 그러고 싶다.

그렇지만 나는 130만원 받아가지고는 생활이

되지 않는다. 오전반 일을 하고 싶지만 지금은

마땅한 자리가 없다. 알츠하이머 걸린 남편을

돌보며 내가 살면서 만난 어떤 사람보다 반듯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언니와 정도 많이 들었지만,

언니가 당연히 내가 언니가 60세가 될때까지

자신과 함께 할 것이라 믿고 있어서 난감하다.

사실은 삼월 달까지 일하고 퇴직금을 받고

종일반 일을 구해갈 계획을 하고 있는데

어렵게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나에게 마음을

기대오는 언니의 믿음을 저버릴 수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일단은 오전반 일을 구할 수

있는데까지 구해보자.

가끔 바깥에 나갔다 손이 시린 남편은

이불을 덮고 누워 있는 나의 맨살에 손을 밀어넣고

언 손을 녹인다. 백색 왜성은 다른 별에게

빛을 주고 싶어도 제안의 에너지를 다해서

맹한 빛으로 저 자신을 겨우 비출 뿐이다.

내 안에 무슨 에너지라도 있어, 사랑하는 사람들의

시린 손바닥이라도 데울 수 있으면 다행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 객지라 아무 혈육도 없는

호프집 언니가, 내게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눈물을, 숨겨 두었던 국보처럼 보여 주었다.

무슨 보석함처럼 가슴을 열고 그 빛나는 슬픔을

간직해보자 싶어진다. 그래, 그 눈물 속의 온기를

지켜 줄 만큼의 에너지는 아직도 내게 남지 않았나

아직, 전기 장판을 깔고 누워 이불을 덮으면

식지 않는 몸이 있지 않나..

십이월 한달을 쉬었으니 많이 쉬었다.


커피 메니아 언니는 여섯시간 함께 일하며

대여섯 잔의 커피를 마신다.  언니는 라떼를 마시고

나는 그보다 더 진하고 설탕이 많이 들어간 커피를

마신다. 둘다 스틱으로 된 일회용 커피다. 난 알콜

중독이고 언니는 카페인 중독이다. 그런데

너무나 검소하고 열심히 사는 언니는 마끼야또를

먹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난 가난하면 않될 체질을

가진 것 같다. 단 음식을 좋아하는 언니가 그 뜨겁고

달달한 마끼야또를 마시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은 것이다. 오늘은 동네에 있는 커피집에

가서 마끼야또를 두 잔 사야겠다. 언니는 내가

냉장고나 화장실 바닥이나 탁자 위를 반짝반짝 닦아

놓는 것을 좋아한다. 뭐든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으로

언니가 기분이 좋아지고, 내게 가지는 믿음의 양이

많아지는 것이 좋다. 최저 시급이니 뭐니 따질 것도

물을 것도 없다. 좋은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 뿐이다. 중앙 시장 떡집에서 오전 5시 50분에서

열 두시까지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것 같다. 밤 열 두시나

한 시에 마치고 출근이 가능할지 의문이지만, 빨리

마치니까 시도 쓸 수 있고, 잠도 한 숨 잘 수 있을 것이다.

떡이라니, 국밥도 한우 고기도 회도, 멸치 쌈밥도

다 팔아보았는데 떡은 처음이다. 절편에 꽃 도장 찍는

공상을 한다. 가난은 내게 참으로 많은 구경을 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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