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물에 푹 삶긴 내 뼈에 몇 안 되는 살 몇 점 발긴 너의 긴 젓가락의 요란한 춤 벌리고자 하는 데서 벌어지고 떼어가는 만큼 떼어주는 비움과 허전함 그래 하얀 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탈피한 피로에서 순식간에 누르는 악력과 질퍽한 흡인력으로 전생에서 몰고 온 철의 심과 이미 끊은 숨에서 다시 잇고자 하는 이의 도화술 그러나 보는 눈이 있고 지나는 눈도 있었다 아무도 보지 않고 아니, 보고 싶은 의욕도 없는 끓는 이 세계, 하얗게 드러난 골각을 보며 넌 무슨 생각을 했던 거야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허공은 이미 빙점이었다 사라져 간 살점에 바닥은 보였을까 다 녹은 거죽에서 바닥이라는 개념은 있는 건가! 흔적이라는 것도 우스운 얘기일 뿐 아래로 쏠리는 눈과 위로 오르는 꿈 속에서 우리는 하나의 얼굴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이를 수 없는 곳에서 이루려고 하는 몸짓에 불과한 무언 아닌 좌표로 다만 공사장에서 화톳불 피워놓은 드럼통이었다 하나씩 던져 넣거나 찌르는 긴 젓가락의 발짓에 다만 벌리고 싶은 곳에서 벌어지고 떼어가는 만큼 떼어줬거나 비움이라는 꿈속을 잠시 거닐었을 뿐 오늘도 닿지 않는 기형적인 언어에서 기형적이지 않은 언어로 각골로 끓고 있다 다음 먹거리는 분명 혁명 자국이 없는 덧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