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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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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7회 작성일 23-01-26 22:47

본문

쉴 때

=신용목

 

 

놀이터 플라타너스 잎 노인의 등 뒤로 떨어진다 물끄러미 등 가려운 노인도 쉴 때, 붉은 모자를 쓴 공공 근로자들 짚으로 밑동을 싸고 노인은 갈색 스웨터를 여민다 노동은 끝났다 지나온 계절 멍들도록 하늘을 받치고 있던 나무의 손바닥들도 이제는 쉴 때, 공공 근로자들이 돌아가고 붉은 모자가 닦아놓고 간 길 붉은 잎들이 머리올처럼 흘러내린다 허리를 펴고 나무가 입은 둥근 스웨터에 기대는 구부러진 스웨터 아이를 지울 때처럼 햇살이 몽롱하다 노인의 손이 나무의 손을 잡는다 마른 손끼리 힘을 주며 빠진 이로 웃는다 떨어지는 잎처럼 입술이 바삭거린다

 

   얼띤感想文

    물고기 가득한 어항을 본다 나뭇잎처럼 여린 물결이 오른다 수없이 반복되는 시간 늘 변함없는 공간에서 맡은 바 임무만 다르고 하나의 공간을 완성한다 일은 끝났다 계절이 멍들도록 물길 헤쳐 오르든 지느러미 이제는 쉴 때다 달이 뜨고 뜬 달은 두 개라 어항의 세계를 복종하지 않은 시간은 더욱 빠르고 더욱 반복적이며 더욱 배경적이지만 더욱 밀착하는 되돌이표 삶, 허리를 편다 온순한 마음으로 순응하며 하늘에 뜬 달을 본다 웃는다 미치도록 느려터진 시간에서 한 십 년 족히 되짚어 보는 결코 격동적이지 않은 세월이 격동적인 권태만 지운다 이슬이 몽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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