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위하여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치매를 위하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8회 작성일 26-03-02 06:36

본문

​치매를 위하여 




새벽이 오면 오랜 지병인 이명때문에 여기가 지옥인가 아수라인가를 헤매이며 깊게 감긴 눈이 늪에 빠진 둣 암울하다. 침상을 더듬거리며 머리맡에 놓인 자리끼 한 잔을 들이키고야 혼미한 정신이 제 집에 돌아온다. 스마트폰의 숲속에서 우는 새소리를 찾아 이명의 주파수 만큼 소리를 조정한다. 10여년을 소리치료를 하고 있는 중이지만 이 보다 더 낳은 치료법은 없는 것 같다. 많은 돈을 들여가며 이따금 방송에서 넙죽거리는 전문가들의 내로라 하는 전문병원을 찾아 여러 치료과정을 겪었지만 결론은 제자리였다. 그 치료라는 것도 소리를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줄여 주는 과정의 치료법이라 환자들은 언제나 허탈하다. 일종의 불치병인 것이다.


15 년 전쯤인가 오랜 단골로 거래하던 거래처가 부도가 났다. 얼굴이 노래지고 아연한 마음이 되어 마른 침을 삼키며 인터넷을 켜고 우리가 받은 어음의 지불처와 날자를 대조해 보니 아이쿠! 억대가 넘는 금액을 졸지에 내가 감당해야 될 몫이 까만 숫자로 또박또박 거기 있었다. 조그만 회사에 부도라는 것은 사형 선고와 같아 그것은 치명적 타격을 입기에 충분했다. 갑자기 하늘이 멍해지고 머리가 빙빙 돌더니 허약체질의 몸이 빙그르르 돌아 사무실 바닥으로 쓰러져 버렸다. 워낙이 술로 무너진 몸이라 속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날따라 구토를 하며 일어서면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그러다 책상이 천정으로 용솟음 치고 머리가 중심을 잃어 벽에 부딪히며 누워야 세상이 가라 앉았다. 


그 후로 밤에 잠자리에 들면 전에 없던 모기소리인지 바람소리인지 가늠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세한 음이 귀를 울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 가다가 부도 이후 소송이니 대출이니 하며 쫓아 다니다 보니 없던 스트레스가 가중이 되고 그놈의 소리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 가드니 이재는 밤에 누울 때나 새벽에 일어날 때쯤은 으례히 불청객처럼 찾아와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러니 날만 새면 종합병원을 포함한 아름아름으로 이명치료로 소문난 한의원을 찾아 다니기를 기약없이 다녔고 귀에 좋다는 한약을 속이 시커멓게 마셔 댔다. 결과는 다 무소용이고 결론은 불치병이라는 암담한 결과를 의사 앞에서 선고를 받고는 그냥 주저 앉아 버렸다. 종합병원의 전문의가 이 소리를 완전히 잠재울 수 있는 치료법이 나오면 그것은 바로 노벨의학상감이라는 말에 더욱 절망하였다. 또한 기암할 일은 이명의 끝은 결국 환청을 앓다 치매로 매듭이 진다는 말에 아연실색하여 한참을 그 진료의의 무엄한 주둥이만 바라보고 있었다.


치매방지를 위하여 눈물겨운 행보를 한다. 매일 글을 쓰기도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것이다. 손가락 운동을 위하여 연주를 하기도 하며 혀가 말려 들어가면 골로 간다 그래서 오뉴월 개처럼 혀를 길게 뽑아 보기도 한다. 다 수명이야 타고난다 하지만 그래도 영혼을 잃고 마누라도 못 알아보며 사랑하는 아들 딸 명절에라도 찾아 오면 누구~~? 하며 살 수는 없지 않는가. 여차하면 요양병원으로 보낸다는 마누라의 눈치를 보며 요양병원 휠체어에 앉아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난다. 나뭇가지에 봄빛이 싸늘하고 늦겨울의 꽃샘추위가 지리하게 이어지는 노추의 계절 같다.

댓글목록

계보몽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담은 못하지요 ㅎ 그러길 바랄뿐입니다
가족력에 치매는 없습니다만 이놈의 이명때문에
고초를  겪고 있답니다
오랫만에 오셨네요 건강하시죠?

치매에 안 걸릴 것 같다니 큰 위로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초록별ys님!

Total 1,859건 1 페이지
소설·수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859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04-26
1858 nayooun524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20
1857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4-15
1856 nayooun524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15
1855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4-08
1854 소울언약sou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4-02
1853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3-29
1852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3-17
1851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3-17
1850 탱크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3-17
1849
돌아온 봄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3-17
1848
진눈깨비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3-16
1847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3-12
1846
미련(未練)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3-11
1845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3-10
1844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3-10
1843
꽃샘추위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3-09
184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3-08
184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3-07
1840
공양주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3-06
1839
멧돼지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3-05
183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3-04
1837
홀로살기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3-03
열람중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3-02
1835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3-01
1834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2-28
1833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2-27
1832
언제나 청춘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2-26
183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2-25
1830 메밀꽃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2-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