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살기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홀로살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4회 작성일 26-03-03 06:22

본문

​홀로살기 




나이 들고 보니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좋다. 마음이 가벼워지고 영혼이 玉水처럼 맑아지는 듯 해서 한달살이 아내가 서울로 떠나는 아침이면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나도 모르게 번지는 미소를 감추느라 표정관리하기에 바쁘다. 트렁크 정리를 도와주려 해도 나 떠나는 것이 그렇게 즐거워? 하면 지레 놀라서 움찔하며 조석으로 기온이 찬데 옷가지를 많이 챙겨 가야지~ 하며 위하는 척 마른 너스레를 떤다. 


우리는 살면서 너무 많은 눈치를 보며 사는 것 같다. 집에서도 그렇고 집 밖으로 나가더라도 주위의 눈치를 보면서 사는 게 인간세상이다. 남들이 그렇게 주목하지 않는데도 그져 눈치를 보며 사는 게 일상인 것 같다. 특히 노년이 되면 그 도가 지나쳐서 그 동안 쌓였던 결혼생활의 누적된 죄목들이 거미줄처럼 한 올 한 올 풀려나와 그것들이 감정선으로 점화 되면서 아주 사소한 일들로 매사에 스파크를 일으키며 서로 단죄를 하려든다. 예를 들면 당신 나 치매라도 오면 집에서 건사할거야? 요양병원에 보낼거야? 하며 아내가 내게 물으면 그냥 하해 같은 마음으로 내가 집에서 당신 죽을 때까지 모셔야지 해야 반듯한 모범답안이 되는데 모시긴 뭘 요양병원에 가야지! 하고 입을 잘못 놀렸다가 한달째 근신중이다. 매사가 이렇게 둘만의 결혼생활에서 관습화된 대화법을 고수 하고 있으니 말끝마다 불꽃이 튄다. 그러니 은근히 눈치를 살피게 되고 둘이 사는 여생이 즐겁고 행복한게 아니라 눈치싸움으로 점철된 나날이 괴롭기만 하다. 이게 아닌데 하고 자문자답을 해 보지만 솔깃한 답이 없다. 한 사람이 완전히 수그려서 포기하지 않는 한 뾰족한 방법이 없다.


홀로이 되면 영혼이 자유롭고 심신이 가벼워진다. 아침에 일어나면 헝크러진 머리로 늦잠을 잘 수도 있고, 아내가 기암을 하겠지만 아침에 라면을 먹고 싶으면 라면을 끓여 먹어도 된다. 눞고 싶으면 눕고 앉고 싶으면 앉고 노래하고 싶으면 대들보가 쩡쩡 울리도록 고성방가를 해도 좋다. 그러다 고요히 책이라도 한가이 읽으면 금상첨화다. 나를 온전히 바라볼 수 있어서 좋기도 하고 대개가 회한이 많지만 옛날의 가뭇한 기쁨에 정신나간 사람처럼 희죽희죽 웃기도 하여 영혼이 참 편안하다. 옛날에야 대가족이 오손도손 살았지만 지금 세월에는 같이 산다는 것은 지옥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같이 살다 보면 나 자신이 없다. 나 자신을 헌신하고 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호주머니에서 내려 놓아야 그나마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눈치게임 속에 살아야 하고 사사건건 부딪히는 게 사람의 일상이다. 그러니 졸혼을 외쳐대고 황혼이혼을 부르짖으며 혼자 살려는 욕구가 분출하는 것 같다. 살다보면 자식도 아내도 잠시 잠깐일 뿐 다 섬처럼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사람이 살 부비고 같이 살면 필시 문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머플러를 두른 아내가 역사로 들어간다. 이별의 쓸쓸한 빈지 축복의 가랑빈지 속아지도 없이 주륵주륵 봄비가 내린다. 노구에 얼마나 한달살이가 계속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일 아침일을 아무도 모르는 세월이라 늘 이별은 서글프다. 이제는 오래 장담할 수 없는 세월이어서 더욱더 서글픈 것이다.  돌아서는 노구의 발걸음이 주책없이 가볍다.

댓글목록

꼴통이모님의 댓글

profile_image 꼴통이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년에 혼자사는 즐거움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만
그러시다니 즐기시라는 말씀을...

저는 도저히
우리 남편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되시나요?
ㅎㅎ

계보몽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저 이모님의 부군과의 금술이 영원하기를 기도 하면서,,,ㅎ
둘 다 고집이 못 고칠 천성이 되어 이렇게 늦게까지 고행을 하고 있습니다
나긋한 여생을 보내려 下心을 하고 수행처럼 살아도 지은 죄가 많은지
그게 여의치 않습니다

먼 곳 까지 오셔서 안부주시니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이모님!

Total 1,859건 1 페이지
소설·수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859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04-26
1858 nayooun524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20
1857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4-15
1856 nayooun524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15
1855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4-08
1854 소울언약sou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4-02
1853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3-29
1852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3-17
1851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3-17
1850 탱크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3-17
1849
돌아온 봄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3-17
1848
진눈깨비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3-16
1847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3-12
1846
미련(未練)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3-11
1845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3-10
1844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3-10
1843
꽃샘추위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3-09
184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3-08
184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3-07
1840
공양주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3-06
1839
멧돼지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3-05
183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3-04
열람중
홀로살기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3-03
1836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3-02
1835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3-01
1834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2-28
1833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2-27
1832
언제나 청춘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2-26
183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2-25
1830 메밀꽃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2-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