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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판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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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3회 작성일 23-10-20 06:45

본문

한 판 싸움 




갈참나무 밤나무 길을 쉼 없이 올라가다 약물내기 징검다리를 건너면 소나무 길 도열하는 

오솔길이 나온다. 병원가듯 매일 오르는 처래골 길에는 유년의 꿈과 추억이 여기저기 널려

있어서 몸은 비록 노쇠하여 허우적이지만 정신만은 늘 어릴적의 푸른몸으로 산길을 오른다.


소나무길 지나 도토리목이 서 너 그루 우뚝한 좁은길에 들어서는 데 까만 청설모 한 마리

가 도토리를 들고 무념무상의 식사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그 것도 산객이 늘 다니시는 길

가운데에 앉아 무엄하게도 도토리를 까발리며 경솔한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일순 정적이 흐르고 호흡이 멎은 듯 고요한 데 발길은 얼어 붙어 꼼짝을 못하고 놀란 고놈

도 미동도 없다. 서로 까만눈을 바라보면서 숨막히는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까만눈과

까만눈의 한 판 싸움에 산바람도 멈추고 바람에 날리던 낙엽마져 숨었다. 서늘한 산공기만

호흡을 세고 있었다. 그러고도 한참을 서로가 질세라 두 눈을 고정하고 있었다.

결국 한참만에야 고개를 돌린 싸움꾼이 조심조심 나무밑둥을 오르다 또 나그네 쪽을 바라

본다. 절대 지지 않겠다는 듯 저 집요한 까만 눈길, 서너발 오르다 쳐다보고 너댓발 또 오

르다 또 쳐다보고 허공은 자꾸 높아만 갔다.


아득히 높은 공중에 앉아 물끄러미 아래를 바라본다. 개구진 놈 같으니라구! 고사이 정이

라도 붙었나 아쉬운 미련에 나그네도 한참을 올려다 본다. 소나무가지사이로 보는 하늘이

옥빛 같다. 새소리도 옥빛 같고 바람도 옥빛 같고 산골물도 옥빛 같다.


멀리 바라보는 토함산에 기분 좋은 산안개가 피어오르고 통일전으로 길게 늘어 선 은행나무

길이 생도들 도열처럼 반듯하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이 생각 저 생각에 빠져 있는데 머리

위로 후두둑 도토리 몇개가 떨어진다. 감짝 놀라 쳐다보니 고놈의 청설모가 웃고있다.

노추의 어깨위로 가을 햇살이 웃고있다. 가을의 싸움 한 판, 가을이 어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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