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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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앞에 앉아있는데 모니터 앞으로 모기 한 마리가 날아간다.
잽싸게 손으로 후렸으나 손뼉 치는 소리만 요란할 뿐 실패다. 잠시 후 다시 알짱거리기에 이번에는 더 빠르게
손뼉을 친 결과 성공을 하였으나 손바닥을 보니 피가 묻어있다. 나 혼자 쓰는 방이니 이 피는 필시 내 것임이
분명할 터, 생각할수록 괘씸하다. 이 하잘 것 없는 미물이 어쩌자고 목숨보다 귀한 내 피를 노렸단 말인가.
그러나 분노도 잠시 , 순간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행여 이 모기가 다른 곳에서 모종의 감염병 환자 피를 빨다가
온 모기라면 어쩔 것인가. 소름이 돋는 상상을 지우려고 서둘러 손을 씻었으나 께름직한 생각은 가시지를 않았다.
7월에는 초복과 중복이 들어있는 달이어서 모기가 출몰한들 이상할 게 없는 계절이지만 이로 인한 폐해는 결코
가볍지 않아서 단 한 마리의 모기라도 보이면 신경이 곤두서는데 그 이유는 모기가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해충이기 때문이다. 말이 난 김에 모기의 생태와 관련한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모기는 주로 오염된 물이나 유속이
없는 하천에 알을 낳는데 암컷 모기 한 마리가 한 번에 300 ~ 400 개의 알을 낳고 그 알은 13 ~ 20일 만에 성충이 되며
그 수명은 1 ~ 2개월이라 한다. 모기의 활동기간은 4월에서 11월까지라고 하니 가을이 되면 모기의 입이 돌아간다는
속설은 믿을 수가 없겠다.
지구상에 있는 모기의 종류는 약 3,500종이라고 하니 참 많기도 한데, 아시다시피 모기는 치명적인 병균을 옮기는
감염병의 매개체로 황열병, 말라리아, 사상충, 뎅기열 등 생각하기도 싫은 병을 옮긴다는 점에서 모기에게 물리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기는 주로 식물의 즙을 먹이로 하지만 암컷의 경우
사람이나 기타 동물의 피를 먹는데 이는 알을 성숙시키기 위한 방편이라니 참 어이가 없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모기가
영양식으로 사람의 피를 노린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그래서 그렇게 극성을 부리며 사람을 귀찮게 하는 모양인데 ,
더 충격적인 것은 세계적으로 한 해 모기에게 물려 죽는 사망자 수가 72만 명에 달한다는데 이는 사람이 사람으로부터
당하는 사망자 45만 명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사람이 장수를 하는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타고난 건강으로 장수를 누리는 사람은 그야말로 복을 타고난
사람일 것이고 그렇지 못할 경우 섭생에 유의하며 건강을 챙기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 노력 중에는 모기에게 물리지 않는 노력도 포함되어야 되겠다. 지금이야 성능 좋은 살충제가 있어서 그 약의 도움을
많이 받지만 예전에는 그런 것도 없어서 이유도 모른 채 당한 희생자가 얼마나 많았을까. 지금은 모깃불로 모기를 쫓는
시대가 아니지만, 마당가에 피워놓은 모깃불로 모기를 쫓으며 여름밤을 보내던 그런 시절도 있었다. 그때는 그것을
낭만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지만 지금 생각하니 매캐하던 그 연기가 무척이나 향기로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어떤 드라마에서 " 암 " 도 생명이므로 함께 살아야 한다는 맹랑한 주장을 펴서 만인의 지탄을 받았는데
그보다 더한 주장을 펴는 사람도 있었다. 몇 년 전 어느 카페에 모기의 폐해에 관한 글을 올렸는데 이 글을 본 어느 회원이
" 그 작은 것이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수선을 떠느냐"는 댓글을 달아서 아연실색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모기가
사람의 피를 먹아봐야 그 양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말하자면 휴머니즘 차원의 주장이었던 셈인데 그 댓글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또 어떤 회원은 고층 아파트에 살기 때문에 모기를 구경할 수 없다는, 은근히 집 자랑 류의 댓글을 다는 사람도
있었다. 각설하고 행여 모기를 생명으로 보고 온정을 베풀자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모기를 보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없애야 한다고 믿으며 나는 오늘도 성능 좋은 전자모기채와 향기로운 모기향 및 날랜 동작의 손뼉을 준비하고
눈에 불을 켜고 산다. 바야흐로 모기와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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