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만 뚫은 황소 도령 - 풍자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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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만 뚫은 황소 도령 -(사투리버전)-
“길은 뚫렸는데, 가야 할 곳이 없다”
옛날 옛적에 들길마을에
황소 도령이라는 욕심 많은 총각이 살았당께라.
이 도령은 맨날 동네 어귀에서 외쳤제.
“우리 마을도 길이 있어야 시대를 따라가제잉~
흙길 밟다 발목 나가부는 시대는 가뿌렀당께요!”
그래서 큰 맘 먹고,
마을 외곽부터 산 허리까지 포장도로를 쫙 깔아뿌렀제.
도로는 반듯허니,
비만 와도 반짝이고
할매들도 “발 안 빠져서 좋다 아이가~” 허고는 손뼉을 치더라고.
근디 문제는 그 뒤였제.
길 끝에 도착한 도령이 외쳤제.
“자, 이삿짐 싸불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가볼랑께!”
근디 마을 사람들이 말했제.
“근디… 그 길 끝에 뭐 있당가?”
“응? 도시가 나올랑가?”
“아니, 산꼭대기제. 암 것도 없제잉.”
황소 도령은
한동안 멀뚱히 서 있다가,
길 끝에다 벤치 하나 놓고는
"여기가 뷰포인트여!"외쳤제.
그리하야, 마을 청년들은 할 일 없이 벤치에 모여
매일매일 인스타용 셀카만 찍고 있었제.
어느 날, 지나가던 노인네가 한마디 허더라고.
“길은 뚫렸는디, 가야 할 데가 읎당께라…
길만 뚫으면 뭐혀, 속이 막혔는디.”
그날부로 그 길은 ‘셀카길’이 되었고,
진짜 갈 길은 아무도 못 찾은 채
마을 사람들은 오늘도 길 끝에서 돌아오곤한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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