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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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뜰 기미도 없는데요. 짚으로 만든 달하나 오롯이 걸려있네요. 사람들이 들여 놓은 세간들이 빼곡하게 매달려 있고요. 그 사이사이 기도가 금줄에 묶여 있어요. 달은 한 번도 든 적 없는데요. 집이 먼저 활활 무너지고 있어요. 달집이 타요. 허물어지고 뒤적여야 붉게 일어서는 집이 누군가의 기원을 사르며 멀리 날아가요.
내 안에 알뜰한 집 한 채 지어놓고 지켜만 보면 된다고 하셨나요. 아직 달 뜰 기미도 없는데요. 태워버리지도 못하는 달하나 여전히 서걱서걱 소리를 내고요. 꽹과리 소리 징소리에 섞여 몰래 나도 미리 불 질러 보는데요.
보이세요. 먼 하늘로 풍등처럼 날아가는 붉은 핏덩이들요.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시를 읽고 나서
어릴 적 대보름날 깡통에 숯불 넣고 돌리다
허공으로 날렸는데 하필이면 남의 집 화장실에 떨어져
불이나 부모님이 변상하고 뒤지게 두들겨 맞았던
그래서 부은 기가 아직도 빠지지 않아 뚱뚱해 보이는 듯
달집 그림이 그려지는 시 잘 읽었습니다
허 시인님 저 달집처럼 환한 한 해가 되시길
제어창님의 댓글
이번 봄 모임 땐 뵐 수가 없네요 아쉽게도...
풍등처럼 날아 와 함께 만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아 옛날이여!
그립습니다.한 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