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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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병
흙먼지 이는 바닥을
낮은 포복으로 기다가
좌로 구르고 우로 구른다
바람 불면
혼자서 신음소리를 낸다
치매 노인처럼
습관적으로 무언가를 주워 담는다
햇빛이며 빗물, 쓰레기 따위도
밤이면 곤충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하고 숙박료를 챙긴다
망원경 같이 생긴 몸으로
별의 밝기를 재고
우주의 끝을 가늠한다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이제 그만 제 할 일이 끝났다고
치부되거나, 버려지거나, 소외받는 것들,
그 쓸쓸한 자리를 더듬는 누군가가 있다면
시인이겠지요,
허영숙님의 댓글
공병으로 떠도는 소주병이지만
누구에게는 위안이 되는 것을 담고 있기도 했겠지요
돌아보면 그저 있는 것은 없는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