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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십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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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6건 조회 1,022회 작성일 17-11-30 11:06

본문

날아라, 십정동

 

산동네가 허물어지고 있다

포크레인 먼지가 뿌옇다

전동휠체어 타고 머플러 휘날리며 봉제공장으로 달리던

마흔에도 시집 못간 금순씨

모범이발소 활자가 큼직하게 박혀있는

수전증 걸린 금성이발관 이발사는 보이지 않고

괘종시계 비스듬히 누워있다

시간을 고르게 잘라 가지런히 빗었던

시계 바늘도 멈췄다

벧엘 교회 철야 기도가 십자가까지 움켜쥐었던 담쟁이덩굴

이제는 환도뼈 부러져 절뚝거리고

빛바랜 자개농과 지우고 또 지웠을 화장대가

유물처럼 쌓여 있는

어느 잡부의 식은 배를 데웠을 우그러진 밥그릇들

그 많은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축 재개발조합 설립> 끈 떨어진 현수막이 바람에 날리고

날아라세탁소 날갯죽지 꺾인 것들이 깃털을 말리고 있다

봉숭아 채송화 소담스럽게 피었던 언덕배기

조석으로 피고 졌던 웃음꽃을

송두리 채 집어삼키고 있다

지린내 풍길 때 마다 살그머니 눈감았던

회화나무 이파리가 붉다

 

 

댓글목록

이명윤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명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포크레인에 사라져가는 동네
그 속에 있을 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을 소중한 풍경의 이면을
하나하나 불러내고, 어루만지는 일...
풍경의 마음을 선명하게 잘 찍은 사진, 액자같은 작품이네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겸손하시고 다정다감하신 이명윤 시인님
자주 뵙게 되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오래 전 송년회 때 뵈었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열 우물이라고도 하는 산동네 십정동을 부족한 시안으로
그려 보았습니다
공감으로 용기를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좋은 글로 자주 행복을 주시기 바랍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건축 하는 곳 지나다 보면
추억이 풍겨 나오는데
그 풍경 속에 풍경소릴 듣습니다.
귀한 시 잘 읽었습니다.
오늘 날씨가 아주 젊다는 저의 무릎
사선으로 내려치기에
어쩔 수 없이 기모 팬츠를 입었습니다,
건강 유념하시고
12월의 첫걸음 활기차기에요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듬직하신 임기정 시인님이 계셔 얼나나 든든한지 모른답니다
기머 팬츠를 입으셨군요 ㅎ
네 감기 조심 하셔야죠
송년회 때 뵈어 반가웠습니다
네 한 해 갈무리 잘하시고요
고맙습니다

장남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번주에
시간이 11시 2분에 멈춘 나가사키를 다녀왔는데
여기서도 시간이 멈췄습니다.

가끔은 역사적 사건을 후세에 일러주려고
시간도 멈추나 봅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나가사끼에 다녀오셨군요
저번 동인 모임과 송년회 때 뵈어 참 반갑고 기뻤습니다
이번엔 고국에 오래 체류하시나 봅니다
앞으로도 시마을 많이 사랑해 주시고요
항상 건강과 사업번창을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장남제 시인님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우,,,,,울 갑장님 제가 늘 이렇습니다
멋진 시 한편 써야는데 시답잖은 시만 쓰네요
그래도 늘 응원해 주시는 갑장님이 계셔 힘이 납니다
이제 농사철도 지났으니 저 나목처럼 편히 쉬시길,,,,,
감사합니다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왜 발생하고 개울을 치달아
강을 먹이고 바다에 닿는가, 그 곡절들은
어떠한가. 날숨과 들숨의 내력을
벽에 그은 손톱자국을
쓸쓸한 사람들의 어깨를 매만지다 시인이 살던 동네에서
발원해서 우렁우렁 대양을 향해 흘러가는 물소리인 듯,
새벽녘 하늘을 찢는 우렛소리인 듯.
소박한 시선으로 깊은 샘을 파 놓아서, 거꾸로
박혀 심천을 느낍니다. 늘 열정이 천년 묵은
이무기이거나 천년 더 먹은 은행나무이거나
시심 또한 거인.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고 관찬의 말씀에 몸 둘 바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 천재 시인께서 좋은 말씀만하시니 부끄럽네요
저야 활연님께 비하면 조족지혈입니다
세월이 갈수록 참 가슴이 따뜻한 분이란 걸 느낍니다
시마을을 위해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누추한 곳에 오시어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날카로운 한 삽으로 지워질 풍경을
시인은 용서 할 수 없었습니다
시가 안돼 발품을 팔았다는 한 편,
십정동의 역사가 지워지지 않을 풍경으로 남았습니다
시인이 시를 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금은 폐허가 되어버린 십정동(열우물)
빨리 떠나라는 재촉의 현수막이 칼바람에 펄럭이는 그곳에
아직도 서민들의 체취가 풍기고 있었습니다
더러는 몇 푼 쥐어주는 보상비로 어디론가 새둥지를 찾아 떠났을 것입니다
저들에겐 언감생신 엄두도 못 낼 신도시가 건설 되겠지요
미로 같은 골목엔 주인 잃은 고양이들만 햇볕을 쬐고 있었지요
늘 시마을 운영에 머리가 아프신 선생님
따스한 걸음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참 오랜만에 시검객께서 왕림하셨군요
네 젊은 시를 써야는데 늘 된장내 나는 시만 씁니다
그나마 외모보다 젊다니 기분은 좋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화이팅!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스라이 추억이 담겼던 조그만 담장과 슬레이트 지붕의 볕도 같이 사라지고 말겠군요.
서둘러 사진첩에 일기장에 담아내듯, 시로 담아놓으시니 그 사라지는 십정동 안에 갇히게 됩니다.

김선근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쓰기도 어렵지만 요즘은 내 놓기가 더 어렵기만 합니다
시가 된 것인지 늘 조마조마하지요
예전 용감무쌍하던 시절도 있었는데요 ㅎ
네 이제는 포크레인의 뿌연 먼지와 덤프트럭의 굉음만 들리는 십정동
졸필로 그려보았는데 존경하는 이시인님께서 이렇게 찾아주시니 감사합니다
2년 동안 충실하게 부회장직 수행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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