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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굽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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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1,169회 작성일 17-12-24 22:01

본문


소리굽쇠


     활연




  저녁을 해머로 내리치면 물결이 인다
  골목이 조금 흔들린다

  걷다가 뒤돌아보면 자꾸만 깊어지는 물기슭
  젖은 하늘을 우러러보는 해마

  물허공에 반달이 뜬다
  돛단배를 밀면 엄마의 저녁에 닿을까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종이를 태우면 눈동자가 생기는 소지燒紙
  물밑에 웅크려 귀를 버린다

  밍크고래가 덮어주는 널따란 물하늘
  밥 먹어야지, 얼렁 와

  물지붕 꼭대기에 쇠우물 오므리고 있다
  해마가 붉은 달무리 헤쳐 

  물속을 걷고 있다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해머로  저녁을 내리치면
쩌엉하고 울리는
그 소리는 징글벨 소리보다 더 아름답게 들리듯
오늘은 아니 남은 2017년 마무리 잘 하시고
뜻깊은 한 해가 찾아오시길
`

문정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리굽쇠 시제가 시의 내용물과 상당히 거리감이 있어 보이지만 일치하고 있어 본문 시를
더 돋보이게 하는 것 같군요 잘 정제된 언어들이 융합하고 조응하는 가운데 비애를 드러내고 소환하는 언의의 행마가
물 깊은 저녁을 데려오는 발처럼 고요히 닿는 느낌입니다

저녁은 지상의 또 한가지 쓸쓸한 일이거나 혼자 우는 새의 울음처럼
물기 한자락 불러오는 일 일수도 있겠지만 그 저녁의 일은 각자의 소리굽쇠로
진동수를 가지고 있겠습니다

골목길이 조금 흔들린다

골목길은 애환의 상징이거나 우리가 걸어온 삶의 여러 갈래의 지점일 것인데
흔들리는 골목길의 편자소리에 애써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너와 나가 있겠지요

타자의 아픔을 심연 깊숙한 곳에 길러 올리는  시인의 안채를 고스란히 안아봅니다

밥 먹어야지 얼릉 와 고요한 물의 귀를 때리는 타종소리 같습니다
지상의 엄마가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랑이 함축된 말ᆢᆢ 
집앞 가시덤불에서 후드득 날아오르는 새의 기척을 만납니다

안녕ᆢ

잘 읽었습니다

김용두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의 투사에 의해 만들어진 저녁은
완벽하게 하나의 세계로 합일하는 군요.^^
약간은 우울하고 슬픈 아름다운 유년을 떠올리게 합니다.
시인은 사물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언어의 마술사 같습니다.

1연의 기계적 상상력은 매우 힘이있고 활기가 있습니다. 독자를 확 끌어 당기네요^^
3연의 반달을 돛단배로 비유 엄마의 저녁에 닿는다는 순수한 동화의 세계
4연의 물가 비친 햇빛=눈동자, 참신한 비유,,,등등,,,,이하 생략

여기 싣기에는 넘 아까운,,,,,,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시를 읽으니 내 기억 속의 소리굽쇠에서도
울리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밥 먹어야지 얼렁 와....

소리에 같이 놀던 아이들이 돌아가면 혼자 덩그러니 앉았있던
그 운동장의 고요,

金富會님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감각적이라고 해야하나.....
시각적인 부분이 더...매료되게 하는......
하필.....죤 레논의 이매진을 붙여 놓으니....저녁이...스산 합니다..
미사여구를 지우니...
글의 본질이 도드라지는군요.....잘 감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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