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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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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54회 작성일 24-10-14 22:11

본문

 하루살이



성영희

 
 더위를 피해 나선 저녁 산책길에
꼭 먼저 길을 나선 무리가 있습니다.
나뭇잎부채를 부쳐도 손사레를 쳐도  
저녁의 군무인 듯
일사불란한 휩쓸림 입니다.

 저들은 저녁 무렵의 어스름과 친합니다. 희미한 저쪽에, 마지막 어스름을 덮는 것도 저 한 겹의 저녁빛깔입니다.

 다만, 입과 항문이 없는 며칠이라고 합니다. 생식기도 없이 사는 삶이란 얼마나 다급할까요. 나에겐 귀찮고 성가시기만 앞지르기가 하루살이에겐 생애 최초이자 마지막 비행일 테니 저 무리 속에서 관혼상제를 다 치룰 법도 합니다.  

  그러니 집요함의 선생들이라 하겠습니다.
 무리를 짓는 일의 본보기라고 하겠습니다.
 배가 고프다는 것은 현재를 채우고
 그 다음으로 걷겠다는 뜻입니다.

  어느 눈앞이 이토록 집요합니까.
  어느 눈앞으로 달려가 이토록 집요해질 수 있겠습니까.
  이래저래 귀찮은 산책이지만
 어스름만한 선생도 없겠습니다.

 

 시집 <귀로 산다>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 눈앞이 이토록 집요합니까
어느 눈앞으로 달려가 이토록 집요해질 수 있겠습니까

오늘 하루도 나는
함부로 허투루 보낼 수가 없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성영희 시인님 맞습니다
하루살이
자전거타고 렌턴이라도 비추면
조폭들처럼 우루루 몰려
입이며 콧속까지 파고드는 그 집요함
가미가제가 여기 있구나 
느꼈습니다
하루살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시인님 저녁 날씨가 아춰 하는 날이 왔네요
건강유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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