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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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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519회 작성일 23-12-05 17:04

본문


완벽한 계절 


이명윤

 

 


하루는 뒷집 노인이 마당가 평상에 앉아

기척에도 아랑곳없이

화투퍼즐*을 맞추고 있었다

제자릴 찾아 눕는 조각들이 신기한 듯

귀신같은 표정을 지으며

조물조물 손바람을 낸다

단단히 조각을 움켜쥔 손은

차례를 기다리는 조각들을

힐끗 훔쳐보기도 하고

검버섯 가득 핀 손은 부지런히

나무도 새 울음도 서울 사는

아들 내외도 모른 척 숨어 있을

검은 산을 짓는다

굴곡 많은 표정일수록 애살맞고

날카로운 돌부리는 돌부리에 박힌

허공이 있어 맞추기 쉽다

우여곡절 굽은 허리도

물결로 안아주니 감쪽같이 펴지고 있다

오랫동안 맞춰본 듯 눈빛이 척척이다

잠시 붉은 달빛 한 조각에

갓 시집 온 스무 살로 돌아간 듯

파르르 손끝이 떨리는가 싶더니

이내 고개를 설레설레

솔바람에 춤추는 나뭇잎처럼

흥을 타던 노인의 손은

빠르게 동산 위의 달을 향하고 있다

꿀꺽 마른침 삼키는 소릴 따라

둥둥, 조각이 조각을 찾아가고

마침내 모두가 한 자리씩 차지해

눈빛을 뽐낼 무렵이었다

노인은 한참 두리번대다

무릎 밑에서 용케 찾은 조각을

가슴팍 구멍에 떡하니 붙이더니

, 금방이라도 한꺼번에 우르르

쏟아질 것 같은 헐렁한 얼굴이 되어

내게 외치는 것이었다

보소, 꼼짝없이 팔광이여!


 

* 치매예방용.

 

 



-계간시와사람2023년 겨울호, 신작초대석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뭐를 위해 완벽한 걸까?
이 계절이

서울 사는
아들 내외도 모른 척 숨어 있을
검버섯 핀 산에 뜬
저 보름달

완벽한 팔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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