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장승규 박미숙 이승민 박  용 최정신 허영숙 임기정 조경희
이명윤 정두섭 김재준 김부회 김진수 김용두 서승원 성영희
문정완 배월선 양우정 윤석호 신기옥 이호걸 양현근 

정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65회 작성일 24-02-24 11:22

본문

정월

                               /장승규



자정 지나서

왔다 이미 갔는지, 달은

하늘에도 땅에도 보이지 않고

창밖은 어둑한데

뒤뜰 연못에 물 떨어지는 소리만 들린다


귀는 밝아

연못에 비단잉어 살 부비는 소리 들린다

아득히 풍악소리도 들린다


다시 정월이라

고향은 눈 속에도 남쪽부터 봄이 온다는데

훨 남쪽이라 여기 요하네스버그

봄도 왔다 이미 갔는지

한 생, 단풍 들게 생겼네


다행히 벗이 있어

고향에 봄소식 전해 들으니

내 마음 뒤뜰은 대보름처럼 환해진다



(남아공 서재에서  2024.02.24)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상문: 남반구의 정월, 봄은 어디서 오는가 – 장승규의 〈정월〉을 읽고
장승규 시인의 〈정월〉은 시간의 문턱과 계절의 경계, 그리고 지리적 낯섦 속에서도 마음의 고향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시다. 남반구, 요하네스버그에서 맞는 정월—이 이질적인 배경은 시인의 정서를 더욱 선연히 드러낸다. 시간은 새해로 넘어갔지만, 공간은 여전히 그에게 낯설고 먼 땅이다.

“자정 지나서 / 왔다 이미 갔는지, 달은 / 하늘에도 땅에도 보이지 않고”—시의 첫 연은 정월이라는 새로운 시작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뭔가 빠진 듯한 공허감으로 시작된다. 상징적으로 ‘달’은 새해의 기운, 희망, 혹은 그리움일 수 있다. 그런데 그 달이 ‘보이지 않는다.’ 어둑한 창밖, 그리고 “물 떨어지는 소리”만이 들리는 침잠한 장면은, 존재의 외로움과 고요한 기다림을 표현한다.

이내 시인은 청각에 집중한다. “귀는 밝아 / 연못에 비단잉어 살 부비는 소리 들린다”—물리적 어둠 속에서도 감각은 깨어 있다. 이 귀 기울임은 단순한 청각의 예민함이 아니라, 외로운 타지에서 세상과 연결되고자 하는 감각의 확장이다. “아득히 풍악소리도 들린다”는 구절에서는, 실재하지 않는 소리를 듣는 듯한, 아련한 향수와 고향의 정취가 스며든다. 정월의 정서는 멀리 있지만, 마음의 풍악은 여전히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다.

“다시 정월이라 / 고향은 눈 속에도 남쪽부터 봄이 온다는데”—북반구 고향의 정월은 한겨울이지만, 남쪽 지방부터 봄이 찾아온다는 말은 생명의 약동과 희망의 순서를 담고 있다. 하지만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화자는 “봄도 왔다 이미 갔는지 / 한 생, 단풍 들게 생겼네”라고 말한다. 남반구에서는 정월이 여름의 끝자락, 가을의 문턱이다. 그래서 시인은 자신을 단풍에 빗댄다. 봄은 스치고 지나가고, 생은 저물어가는 빛을 닮아간다. 이것은 계절의 뒤섞임 속에서 느끼는 정체성의 혼란이자 시간의 덧없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말한다. “다행히 벗이 있어 / 고향에 봄소식 전해 들으니”—바로 이 대목에서 시의 정서는 전환점을 맞는다. 물리적 거리와 계절의 어긋남을 초월하여, 누군가로부터 전해 듣는 고향의 ‘봄소식’은 화자의 마음을 다시금 환히 밝힌다. “내 마음 뒤뜰은 대보름처럼 환해진다”—마침내 시인은 고향의 달을 마음 안에 다시 띄운다. 보이지 않던 달이, 마음의 연못 위로 환하게 떠오르는 것이다.

마무리
〈정월〉은 시차와 계절의 엇갈림, 고향과 타향의 거리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지켜내는 시인의 정서적 풍경이다. 남반구의 대지 위에서도, 그는 여전히 고향의 정월을 살고 있다. 계절은 다르고, 위치는 멀지만, ‘벗’이라는 다리 위로 전해진 봄소식이 그의 ‘마음 뒤뜰’을 환하게 밝히는 이 장면은, 결국 따뜻한 인간 관계야말로 어떤 달력보다도 더 깊은 위로가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시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 마음의 정월은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지금 당신 마음 뒤뜰은, 환한가?"

Total 1,051건 6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801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4 04-28
800
봄잔 댓글+ 5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04-27
799
명함타령 댓글+ 6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 04-23
798
벚꽃 피면 댓글+ 6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4-21
7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04-19
796
아이야 댓글+ 9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04-16
79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3 04-15
794
잠수교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8 03-30
793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03-28
792
나이 댓글+ 3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6 03-25
791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8 03-25
790
비금의 계절 댓글+ 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 03-21
789
아해야 댓글+ 3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 03-19
78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5 03-18
787
벌거숭이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0 03-14
786
구름 고향 댓글+ 4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7 03-09
785
오늘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9 02-29
78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02-28
열람중
정월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02-24
782
목어目語 댓글+ 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02-21
781
갓바위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 02-15
78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02-05
779
싸락눈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4 02-03
778
고사리목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9 01-26
777
모래 경단 댓글+ 3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5 01-20
776
두 사람 댓글+ 3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3 01-20
775
낙타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01-13
774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01-12
773
비빔밥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1 01-08
772
희망봉 등대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 01-05
771
시(詩) 댓글+ 6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4 01-02
77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6 01-02
769
숨과 쉼 댓글+ 8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9 12-30
768
눈 송아리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1 12-30
767
눈 오는 밤 댓글+ 7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9 12-23
766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2 12-22
765
동백 아가씨 댓글+ 4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5 12-19
76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5 12-13
763
맛집 옆집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12-12
762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 12-10
761
완벽한 계절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12-05
760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12-05
75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2 12-04
758
낙엽이 질 때 댓글+ 6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2 12-04
757
억새 댓글+ 8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 11-25
756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9 11-23
7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 11-22
754
겨울장미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1 11-18
75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9 11-15
752
장독대 댓글+ 6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6 11-1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