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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지 않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539회 작성일 23-04-23 15:51

본문

옳지 않소

                                   /장 승규


인사동 시가연에 시낭송이야

앞으로 흔히 있을 일이잖소

운현궁 노락당에 자모란 한창 밝은데

해가 진다 뭐 아쉽겠소

걸어서 청계천, 더 걸어서 명동까지

야밤인들 뭐 무섭겠소


그리웠던 것들은 서로 떨어지는 것만 무섭소


하룻밤 명동에서 함께 보내보는 일

언제 또 하겠소

군밤 호떡 오징어는 더도 말고

딱 한 입씩이면 족하잖소

빈대떡 두부김치에 장수막걸리는

몇 잔 돌리다 보니 자정까지 돌았잖소


돌긴 돌았어도 빈대떡값은 제대로 치러야지

은행카드 밑장 빼서

지하철 공짜카드 떡 하니 내밀었잖소 

주모도 놀라서, 어르신 


옳지 않소 



(명동에서   2023.4.22)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마을 님들
어제 오늘 고마웠습니다

만나뵐 수 있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멀리 남아공에서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김부회님
건강 특히 조심하시구요
조경희님
많이 회복되셔서 더 반가웠습니다
시향님
디카시 강의는 참 유익했습니다

모두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에 뵈었습니다.
여전히 건강하시고 사려깊은 모습,. 귀감 입니다.
남아공에 잘 돌아가시고
좋은 일만 많으시기 바랍니다. 선생님.^^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상문: 익숙한 서울의 밤, 유쾌한 노년의 낭만 – 장승규의 〈옳지 않소〉를 읽고
장승규 시인의 시 〈옳지 않소〉는 단순한 추억의 나열이 아니다. 그것은 나이듦에 대한 유쾌한 찬가이자, 서울이라는 공간에서의 자유롭고 인간적인 순간의 찬란함을 포착해낸 작품이다. 이 시는 삶의 황혼기에 접어든 한 인물이 인사동에서 명동까지, 해가 지고 자정이 될 때까지 보내는 하루의 작은 사건을 통해 삶의 밀도와 존재의 따뜻함을 재발견하게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 "옳지 않소"라는 단호하고도 너그러운 한마디는, 이 모든 여정에 대한 품위 있는 도장을 찍는다.

“운현궁 노락당에 자모란 한창 밝은데 / 해가 진다 뭐 아쉽겠소”
시인은 시간을 잃어버린 듯 걷고 또 걷는다.
꽃이 피었고, 해가 지지만, 그 모든 것이 아쉬움이 아니다.
해가 지는 것조차 삶의 일부이며, 남은 시간 또한 축복이다.
노년의 고요한 자유, 해 지는 시간이 아쉬움보다 풍요로움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걸어서 청계천, 더 걸어서 명동까지 / 야밤인들 뭐 무섭겠소”
서울이라는 도시가 단지 배경이 아니라 함께 나이 들어가는 동행자처럼 느껴진다.
이 노인은 밤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밤은 젊은 날의 감각이 다시 피어나는 시간이다.
젊음은 용기가 아니라 무서워하지 않는 낭만이라는 것을 시인은 은근히 말하고 있다.

“그리웠던 것들은 서로 떨어지는 것만 무섭소”
이 구절은 시의 정서적 중심이다.
야밤도, 거리도, 빈대떡도 무섭지 않다.
무서운 건 사랑하던 것과 멀어지는 일이다.
이 말은 이 시 전체를 ‘노년의 연애시’처럼 느끼게 만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랑이든 우정이든, 정든 것들과 떨어지는 일만이 삶에서 진짜 슬픈 일이다.

“군밤 호떡 오징어는 더도 말고 / 딱 한 입씩이면 족하잖소”
욕심 없는 만족, 작은 기쁨으로 충분한 배부름—
이것이 노년의 미학이고, 시인의 철학이다.
많지 않아도 좋고, 오래지 않아도 좋다.
딱 한 입씩의 나눔, 공존의 온기가 더 중요하다.

“지하철 공짜카드 떡 하니 내밀었잖소 / 주모도 놀라서, 어르신”
이 구절은 너무도 유쾌하다.
빈대떡 몇 잔 돌려먹고, 결제는 ‘지하철 무료카드’로 한다.
카드 잘못 내밀었는데 그게 오히려 삶의 유머가 된다.
노인의 실수조차 따뜻한 유머로 바뀌는 서울 밤의 풍경,
그리고 그걸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그게 바로 이 시의 품격이다.

마지막 한 줄, “옳지 않소”
이 결말은 시 전체를 해석하는 열쇠이자 도장이다.
“옳지 않소”—삶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소박하지만 당당한 선언.
무겁지 않게 살면서, 하루를 진심으로 보내고,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작은 실수쯤은 웃음으로 넘기며,
그리운 것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걷는 삶—
그것이 시인이 말하는 ‘옳은 삶’이다.

마무리
〈옳지 않소〉는 서울이라는 도시, 노년이라는 계절, 그리고 사람이라는 존재에 대한 따뜻하고 지혜로운 찬가다.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젊음은 지나가도, 낭만은 끝나지 않는다.”
“사람이 그립고, 웃음이 남아 있다면, 오늘 하루도 충분히 옳지 않소.”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제나 그렇듯이 장승규 시인님이 계셔서
시마을이 안전하고 편안한가 봅니다
귀한시간에 귀한 발걸음
너무나 좋았습니다
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꾸벅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임기정님, 제어창님

1박까지 함께해 주셔서
더 즐거운 시간들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 위에서 빠드렸네요.
배월선님
빨리 쾌차하세요.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옳지 않소, 이 시 한편으로 동인모임의 후기를
완벽하게 써주셨습니다

시의 향기 속에서 그리운 동인들 얼굴 뵙고 오니
명절 날, 식구들 보고 온 듯 합니다

다음 모임에도 뱅기타고 꼭 오셔요

그리고 한국에서는 교통카드로 음식값을 결제 할 수 없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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