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새소식
서승원
마침표로 서 있습니다
나무 감옥에 갇힌 새는
아침을 깨우는 지저귐을 잊었습니다
환청을 달고 산다는 말
기계음입니다
모터 돌아가는 소리
도는 게 아니라
날개가 꺾인 돈입니다
열흘쯤 추운 날
강변의 물이 얼어
오리들이 사라졌습니다
어린 것들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간은 가위를 들고
머리를 자르러 옵니다
철없는 오리 한 마리
다리를 물속에 감춥니다
얼음이 녹고
물이 흐르자
오리가 돌아왔습니다
이건 새소식인가요
함께 걷던 이에게 물었습니다
어디를 다녀온 걸까
그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눈을 들여다볼 뿐
내 눈은
아무 소식도 전하지 못한 채
허공을 오래 바라보았습니다
열흘쯤
그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매일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뜹니다
둥지를 벗어나지 못한 탓일까요
물속에 잠긴
녹슨 모터는
말없이 얼어가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느낌표로 서 있고 싶습니다.
애 써도 시동이 걸리지 않는 녹슨 모터는 되기 싫은데
시간의 때가 주저 앉게 만듭니다
아직은 아니라고 손사래 치지만 낡은 몸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물고 사네요
휴일 잘 보내시소
제어창님의 댓글
낡아 가는 몸에 기름칠을 할 수 있다면 그림자 놀이로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적어도 조금이나마 시간을 멈출 수 있는 기능이 숨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편안한 밤 되시고 모임 때 인사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