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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완충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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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38회 작성일 26-04-09 12:13

본문

기억의 완충지대

              최정신


서랍 정리 중 동전통을 꺼낸다

계산 끝 십 원이 모자라면
살 수 없는 물목은 있지만
동전 한 개 값으로는 구입할
물목이 없다

폐기 된 전화기에 잠든 잔상을
동전으로 지불한다
어떤 이름은 는개가 촉촉이 내리고
어떤 이름은 눈발 속으로 아슴하고
맑은 미소가 봄 호수 물주름 같던
이름도 보인다
마지막 걸음을 접고 연기가 된,
너 아니면 삶의 의미도 없다던,
화석이 된 시간이 머물러 있다

"그때는 그랬었지"란 티켓을 파는
서랍 속 동시상영관,
잠시 스쳤던 인연들이
시나리오 한 편씩을 쓴다

관계의 더께를 쌓는 일이 삶이라면
커트라인은 턱걸이로 넘긴 셈일까
손님처럼 다녀간 인연들이
희비의 전과를 남긴다
내일이란 커튼콜을 주문하는
앤딩 자막에
그리움은 어둠을 먹고 휘묻이로 자라고 있다
쓸쓸함에 깃들면 남은 회로가
퇴화될 것만 같아
서랍을 봉인한다


<25년, 시마을 문예지, 시선 수록>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 카드사에서 카드 지급금 20원이 모자란다며
1,400원 독촉 통지서가 날아온 적 기억이 있습니다
20원 때문에 신용불량 되었던 적 있었지요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동전
그 동전으로 멋진 시 한 편 건졌으니
그 값은 지급한 것 같네요
귀하고 배 두드리게 하는 시 잘 읽었습니다
최정신 시인님 되도록 5월 23일 뵙도록 하겠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경험으로 한 편 버무려도 좋겠다는...
현재진행형 귀한인연에 임시인도 자리함을
고백합니다. 봄비가 촉촉하네요~~

무의(無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루에 10분씩이라도 들락날락해 볼 생각입니다.
'손님처럼 다녀간 인연'이 아닌
친정집인데....
제가 너무 무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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