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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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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1,363회 작성일 19-08-21 11:29

본문

꽃의 여로


               최정신




엄동설한을 매만진 음전한 손매가
굽은 등걸에 곁불을 지폈다
몇 겹 구름 구릉을 넘은 별도
푸른 빛 울력을 보탰다
빗방울 하나 헛되이 버리지 않고
부름켜 겨드랑이 몸살로
곱게 빚은 오색 옹기에 넋을 놓는다
활짝 핀 화피(花被)를 뜨락에 받고
허공의 여백에 무어라 답신을 보내나
피는 건 오래여도 지는 건 잠깐이니
잊는 건 몇 날이 무너져야 하나

몆십 해 계절이 오고 가며 은혜를 주었지만
끝 모를 화무 지고 핀 내력 해독 못 한 난독증이다
습관처럼 오는 봄은 찬란만을 진술하는데  
生의 접전은 매번 만조의 펄 속에서 길을 찾는다
빙하기를 견뎌 지상의 사막을 다녀가는 당신
다시 오마는 약속은 푸른 편자로 허공에 남긴다

전쟁터로 떠나는 지아비 말 안장에

살아오라는 부적으로 그령초 묶음을 매달듯    
꽃이 진다고 길도 지워질까

재회의 서는 잎맥에 봉인한다 



[두레문학 25호]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여름도 종말을 예견하는 군요
봄도 엊그제인듯 잔영이 남아있는데...
이 가을은 절대 빨리 보내지 않고 꼭 붙들고 있어야 할 듯 ㅎ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벌써 그 여로의 내리막이라고 생각하니 화무가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펄럭거리는 도포자락은 다시 엄동설한을 매만지고 나서야 볼 수 있겠지요
나의 여로를 잠시 살펴보는 시간이 됩니다. 선생님!!!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여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었지만
그 뒷편은 외면한 거 같아요
가을이라도 꼭 붙들고 있어야 겠네요. 주말 은혜롭고 해피하세요.

한인애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인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시인님,
너무 오랫만에 시마을에 들어와 글을 읽습니다.

시인님의 글을 읽으니 특히, 가슴이 아련합니다.

그 동안의 우리 평화와 따뜻함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왔는지,
새삼 고마워지는 나날이네요.

최시인님 그리고 고운 동인님들,
늘 마음 평화로운 나날 되시길 빕니다~*...한인애 드림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우~~ 한시인님...
이제 여유로운 일상을 즐기는죠?
그래도 뭔가 채움을 위해 갈망하겠죠?
시인님. 봄나물 보약으로 올 여름을 잘  건넜어요.
이 가을은 또 한 페이지 추억을 남겨야죠 ㅎ
다녀가시고 흔적 주셔서 감사합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의 여로 잘 읽었습니다
여로를 열로 보니 열나게 이뿌지 않지만서도
열정이 묻어잇는 것 같아요
시에 취하고 음악에 취해 오늘밤은
코 잘자겠습니다
늘 고마운 최정신 시인님
댕겨감니다 꾸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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