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장승규 박미숙 이승민 박  용 최정신 허영숙 임기정 조경희
이명윤 정두섭 김재준 김부회 김진수 김용두 서승원 성영희
문정완 배월선 양우정 윤석호 신기옥 이호걸 양현근 

억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568회 작성일 23-11-25 15:00

본문

억새

                                  /장승규



가끔 나는 생각한다네

늦가을 

저무는 하늘가에 줄지어 날아가는 

저 기러기를 보면

오늘도 어떤 부모님이 별나라로 가시는구나


어느 별로 가시나

길섶에서 한참을 바라보니

하나 둘 하늘밖으로 사라져 간다

사라진 밤하늘 멀리, 어느새

별 몇이 반짝 밝게 열렸다 닫힌다


가끔 나는 생각한다네

오늘처럼 달이 있는 밤이면 

별 몇이 멀리서 나를 보고 계시는구나

그래서 달빛이 나를 밝게 비추고 있구나

멀리 저 별무리 가장자리 희미한 틈새 

그 자리가 내 자리 아닐까


이런 밤은 하늘가에 기러기가 된다네 

가끔 나는 꿈밖으로 난다네



(남아공 서재에서  2023.11.23)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시인이
늦가을 길섶에 허연 억새를 찍어서 보냈습니다

이런 날은
하늘가에 기러기가 되더군요

그 억새
꼭,  나 같아서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상문: 기러기 되어 떠나는 밤, 별무리 가장자리의 자리 – 장승규의 〈억새〉를 읽고
장승규 시인의 시 〈억새〉는 늦가을 하늘 아래 펼쳐지는 한 편의 천문학적 사유이자, 존재의 덧없음과 그리움을 가만히 껴안은 영혼의 독백이다. 억새는 시의 제목으로 등장하지만, 그 모습은 시 전면에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대신 억새의 흔들림처럼 조용한 진동으로 시 전반을 감싼다. 이 시는 ‘가끔’이라는 고백으로 시작되고, ‘가끔’이라는 체념으로 끝난다. 삶과 죽음, 기억과 소망, 별과 기러기, 달과 자리—그 모든 것이 고요한 호흡 속에서 드나든다.

“늦가을 / 저무는 하늘가에 줄지어 날아가는 / 저 기러기를 보면”—이 장면은 단순한 계절의 이미지가 아니라, 이승에서 저승으로 건너가는 존재의 상징이다. 기러기는 단체로 날아가며 하늘을 가른다. 그것은 공동의 이별이면서, 숙명적인 귀향이다. 시인은 “오늘도 어떤 부모님이 별나라로 가시는구나”라고 말함으로써, 기러기를 곧 돌아가신 부모님들의 환영으로 겹쳐놓는다. 그 시선엔 애틋한 이별의 인식과, 죽음 너머의 따뜻한 장소를 향한 마음이 담겨 있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어느 별로 가시나”라고 묻는 화자는, 눈앞에서 사라져 가는 기러기를 바라보며 상상한다. “하늘밖으로 사라져” 가는 존재들이, 이승의 질서가 끝나는 어딘가에서, 다시 “별 몇이 반짝 밝게 열렸다 닫히는” 그 자리로 간다고 믿는다. 열리고 닫힌다는 묘사는 죽음의 순간을 슬픔이 아니라 찰나의 빛처럼 표현한 것이다. 그곳은 어쩌면 이승보다 더 고요하고 깊은 곳이다.

“오늘처럼 달이 있는 밤이면 / 별 몇이 멀리서 나를 보고 계시는구나”—시인의 시선은 점점 더 높아진다. 단지 별이 아닌, ‘보고 계시는 별’로 전환된다. 별은 이제 관찰의 대상이 아니라, 응시의 주체다. 그것은 곧 부모의 시선, 혹은 우주의 배려, 어쩌면 존재를 기억하는 신적 의식일 수 있다. 이 대목에서 시인은 외롭지 않다. 비록 이승에 홀로 남겨졌지만, 그는 “밝게 비추는 달빛” 안에서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리고 시인은 묻는다.
“멀리 저 별무리 가장자리 희미한 틈새 / 그 자리가 내 자리 아닐까”—가장자리, 희미한 틈새. 그 자리는 세상의 중심도 아니고, 눈에 잘 띄는 곳도 아니다. 하지만 그곳이 바로 ‘내 자리’라고 믿는 이 겸손한 인식 속에, 시인의 존재관이 담겨 있다. 삶은 찬란하지 않아도 되며, 단지 조용히 빛나는 별 하나로 남는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믿음이다.

그리고 마침내, 시인은 “기러기가 된다”고 말하며, “꿈밖으로 난다”고 마무리한다. 꿈 안에 갇히지 않고, 현실이라는 경계를 넘어, 환상과 영혼의 자유를 찾아 날아가는 순간이다. 억새처럼 바람을 따라 흩날리는 존재이면서, 기러기처럼 방향을 아는 자. 시인은 스스로를 그렇게 정의한다.

마무리
〈억새〉는 이별과 사라짐,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기억과 소망에 대한 시다. 기러기와 별, 달빛과 억새는 모두 존재의 경계 위에 선 상징들이다. 이 시는 누구도 영원히 머무를 수 없는 세상에서, 그래도 누군가의 시선 아래 조용히 살아가고, 언젠가 가장자리 별 하나 되어 다시 떠날 것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노래다.

이 시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별자리는 어디인가요?”
그리고 “당신은 떠나가는 자들의 눈빛을, 달빛 속에서 느낀 적이 있나요?”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몸은 비록 타향이나
마음은 내 살던 고향에 있지요

탄천의 억새가 바람의 손짓에 순응하는
풍경이 아름다워 보냈더니
시상을 불러내 좋은시를 쓰셨군요
기러기와 억새의 날개, 멋집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억새 사진으로 인해
억세게 좋은 시 한 편 건져 올렸네요.
그런데 좀 글프네요. 흑
잘 읽고 이만 꺼집니다.
떼그르르~ 쿵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profile_image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희미한 틈새.
맡아놓은 자리라 하더라도
아직은 아닙니다
생각지도 마옵소서
때가 되었음이라해도 서글픕니다
아름답고 즐거운 것만 생각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인데
아니, 아니 옵니다
'좋은 것만 생각하기' 숙제입니다

Total 1,051건 1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05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28
1050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26
1049
우선순위 댓글+ 2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25
1048
날 풀리면 댓글+ 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4-15
1047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4-09
1046
하루 살이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4-04
1045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3-31
1044 하올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3-24
1043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3-24
1042
새소식 댓글+ 2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3-21
1041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3-20
1040
동행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3-11
1039
달집 댓글+ 3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3-10
1038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3-09
1037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3-05
1036
AI 한강 댓글+ 2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3-04
1035
가시의 꿈 댓글+ 6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2-27
1034
폐가를 읽다 댓글+ 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2-25
1033
오늘의 근무 댓글+ 2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2-25
1032
의미 댓글+ 5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2-19
1031
동박새 댓글+ 9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2-18
1030
당번 댓글+ 6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2-14
1029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1-26
1028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 01-24
1027
낙타3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1-20
102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 01-11
102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 01-11
102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1-09
1023
환승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12-27
102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2-17
1021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12-16
1020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12-12
1019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12-12
1018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12-04
101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11-29
1016
월정사 물확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11-27
1015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11-18
1014
비츠 풍차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11-16
1013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11-14
101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11-11
1011
독버섯 댓글+ 7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11-05
1010
아마존 댓글+ 4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11-04
1009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11-02
100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10-28
1007
지성의 숲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 10-23
1006
은어들 댓글+ 1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0-23
1005
흑장미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10-18
1004
벌초 댓글+ 2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 10-16
1003
그러게요 댓글+ 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10-15
1002
어떤시위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 10-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