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주는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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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주는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
한 엄마에게 초등학교 3학년과 1학년, 두 아이가 있었다.
남편은 얼마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더 가혹한 일은
그 죽음마저 가해자의 책임으로 뒤집히며 가족에게
돌아왔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하루아침에 가진 것 없이 길 위로 내몰렸다.
겨우 몸을 누일 작은 방 하나를 얻었다.
변변한 이불 몇 장과 옷가지 몇 벌이 전부였다.
그 안에서 세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았다.
엄마의 하루는 새벽 6시에 시작됐다.
빌딩 청소를 하고, 낮에는 학교 급식 일을 도우며,
밤에는 식당에서 접시를 닦았다.
세 번의 일을 이어 붙인 하루였다.
집안 일은 초등학교 3학년인 맏이가 도맡았다.
아직 어른이 되기엔 너무 어린 손이었지만, 그 손은 이미
어른의 몫을 배우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엄마는 냄비에 콩을 잔뜩 담아 불에 올려두고
집을 나서며 쪽지 한 장을 남겼다.
“영호야, 콩을 삶아서 저녁 반찬으로 해라.
콩이 물러지면 간장을 넣어 간을 맞추면 된다.
-엄마가-.”
그 날 엄마의 몸은 평소보다 더 무거웠다.
하루 종일 일에 시달린 끝에, 마음까지 바닥에 닿아버렸다.
더는 버틸 힘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수면제를 손에 쥔 채 집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자, 두 아이는 나란히 이불을 덮고 잠들어 있었다.
그 고요함 속에서 엄마의 시선이 맏이 머리맡에 놓인
종이 한 장에 멈췄다.
‘엄마에게’라고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
엄마는 떨리는 손으로 그 편지를 펼쳤다.
“엄마, 오늘 엄마 말대로 콩을 삶다가 물러졌을 때
간장을 넣었는데, 동생이 짜서 못 먹겠다고 해서 한 대 때렸어요.
동생은 울다가 잠들었어요.
열심히 했는데 잘 안 됐어요. 엄마, 용서해 주세요.
내일은 나가기 전에 저를 꼭 깨워서 콩 삶는 법을 다시 가르쳐 주세요.
엄마, 피곤하시지요? 꼭 건강하세요.
엄마 고생하시는 것 저희도 다 알아요.
먼저 잘게요. 사랑해요.”
엄마의 눈물이 조용히 떨어졌다.
손에 들고 있던 수면제는 어느새 힘없이 바닥으로 내려 놓였다.
그리고 아이가 만든 콩자반을 한 숟가락 떠 입에 넣었다. 짰다.
그러나 그 짠맛 속에는 아이의 미안함과 애씀,
그리고 엄마를 향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 날, 엄마는 깨달았다.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은 큰 위로가 아니라,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주고 있다는 단 한마디의 사실이라는 것을.
우리는 종종 “나를 좀 알아달라”고 말하며 살아간다.
그 말속에는 서운함이 쌓이고, 기대가 어긋날 때마다 마음이
더 멀어진다.
그러나 방향을 바꾸면 세상은 달라진다.
“내가 먼저 알아주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관계는 깊어지고 마음은 넉넉해진다.
산에 가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홀로 피어
있는 꽃을 만난다.
그 꽃은 누가 봐주지 않아도, 비교하지 않아도, 조용히
자기 향기를 내며 피어 있다.
사람도 그렇다.
남보다 더 빛나려고 애쓸 때보다,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아름답게 살아갈 때 더 깊은 향기가 난다.
삶의 목표는 남과 겨루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스스로를 다해 살아가는 데 있다.
오늘 하루, 누군가에게 인정받기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보자.
그 작은 마음 하나가 누군가의 삶을 붙잡아 줄 수도 있다.
그리고 잊지 말자.
사람이 아름다워지는 순간은, 누군가를 이기는 때가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을 알아주는 바로 그때라는 것을
출처 : 작자/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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