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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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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817회 작성일 16-09-29 00:41

본문


아무래도 / 안희선

넋 놓고 길을 걸어가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와, 느닷없이
나보고 "아직도 살아있느냐"고 했다
나는 오히려 그 사람이
유령 같았는데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린다

그 사람, 또한
산 송장 같은 날 보고
얼마나 놀랐을까

산다는 일이 문득,
미안해진다
남에게 기쁨은
주지 못할 망정
이런 추레한 모습만
보여주고

돌아보니
세상의 길 위에 남겨진,
내 발자국이 초라하다

방황 끝에 더 이상 갈 곳 몰라,
멈추어진 그 흔적

총총(叢叢)한 사람들 사이에서
오늘도 푸르게 빛나는,
나의 죄

그것이 있어,
지금껏 살아왔겠지만...

아무래도,
터무니 없이 자비로운 하늘은
나를 너무 오래
세상에 머물게 하나 보다





댓글목록

率兒님의 댓글

profile_image 率兒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을 읽는 도중 눈물이 나는 것은 무슨 일일까?
어쩌면 지금까지 잘도 버텨낸 시체 같은 내 몸이 불쌍해서 그런가?

하늘은 자비롭지도 냉혹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 하늘은 애초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은 내가 뿌린 씨앗! 내가 기억하지도 못하는 그 옛날에 뿌렸던 그 씨앗들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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