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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초_1605-31] 풍우장 風雨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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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09회 작성일 16-05-2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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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초_1605-31]       풍우장 風雨葬                   / 시앙보르



사스처럼 진군하는 공사판 모래바람
인부 몇이 모래 섞인 새참을 즐기고 있다
잘 생긴 창은 무용지물이다
넝쿨장미 아래
긴 잠에 빠진 말벌 하나
꽃잎으로 가려주었다
시멘트나 공업용 접착제가
주범인지도 모른다, 어지러웠으므로
노랑과 검정 테잎이 감긴 블랙박스를 개봉해야 안다
자서전을 몰래 엿보는 일은 위험하다
비행 경로 곳곳에 잠복하는 머뮤다 해협
필요한 정보이긴 하나
비밀인가증이 내게는 없다
새참 시간이 끝나서 다시 철근을 날라야 한다
볼기짝에 매달리는 침 針이 무겁다
넝쿨장미 가시는 충돌을 피해 
모래바람 속으로 숨어든다
타워크레인을 겨냥하는 말벌이 웅웅댄다
블랙박스 비상전지가 꺼진다

-------------
* 주말이면 가까운 캠퍼스 화단가에서 뻘짓을 즐긴다. 
  넝쿨장미를 이뻐해주면 가까운 까치가 질투를 한다.
  근사한 침을 발사하지 않고 죽은 말벌의 침이 며칠 떠돌았다.
  그렇다. 훌룡한 무기는 보관만 하다가 시효가 끝나는 무기 아닐까?
  용서하는 죽음과 주검에 대해 묵념을.

댓글목록

핑크샤워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앙보르시인님, 새삼 느끼는 것인데 저로서는 감히 상상도 못할 가공할 문장력을 소유하고 계십니다..전, 말이 안된다고 스스로 판단되면 글을 못씁니다..법논리의 결과겠지요,,그런데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지름길은 어떻게 공부를 하던지간에 모르른 문제가 나오기 마련인데 그때 짜집기 말도 안되는 글이라도 쓴 자는 합격, 아무것도 못쓴자는 불합격한답니다..저의 굳어버린 리걸마인드는 언제나 풀릴지....잘 읽고 갑니다/ 향필하시고 건강하세요

시앙보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말이 되면 산문이라는 생각입니다. 시는 말이 안된다고 하더군요. 저는 시마을 가입 후에야 알았습니다.
논리가 아니라 '기미'라는 것을요. 꽤 버리고 지우기도 했습니다. 제가 적고 읽어도 제 기미를 모르니~~
다행스럽게도 논술형 시험은 퇴고가 없지만, 시는 퇴고가 있어서 이젠 지우지 않으려 합니다.
공들여 다듬지 않으면 퇴고해도 불합격. 쓰고 퇴고하고 쓰고 퇴고하고 고민하고, 지겨우면서도
재미가 쏠쏠합니다. 편한 한주간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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