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당에 맡기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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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당에 맡기고 왔다 / 허영숙
한 여자가 반지를 빼내
허공으로 던지고 황급히 사라진다
그녀의 이별이 내 발 앞에 굴러왔다
맹세의 이니셜이 박힌 그들의 사랑은 18k
사람들 발끝에서 굴러다닐
그들의 마지막 기록을
나는 안전하게 황금당에 맡겼다
황금당 주인 남자가 내게 건넨 돈으로
떡볶이를 사서 먹었다
맵다
가슴이 화끈거리고 눈물이 났다
소나기처럼 스치는 한 장면
매운맛이 오래가지 않을거라는 것을
나는 안다 
경북 포항 출생
釜山女大 졸
2006년 <시안> 詩부문으로 등단
시마을 작품선집 <섬 속의 산>, <가을이 있는 풍경>
<꽃 피어야 하는 이유>
동인시집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시집, <바코드 2010> 等
2016 부산문화재단 시부문 창작지원금 대상자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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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생각>
마치, 짤막한 동영상(動映像)의
클립 Clip을 보는 느낌
우연히, 話者의 발 앞에
굴러 온 18K의 이니셜 반지...
이별로 파기(破棄)된 사랑의 맹세가
뭇 사람들의 발 끝에서 채이고
굴러다니는 게 안쓰러워
황금당에 맡긴다는 표현에서,
비록 내가 아닌 남의 記錄이긴 하지만
그 안에 담겼던 <사랑의 언약>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따뜻한 視線이
느껴진다
하긴, 사랑의 기록이 무슨 罪가 있을까...
맹세한 사랑을 헌 신짝처럼 저버리는,
이 시대의 가벼운 영혼들이 미운 거겠다
하지만, 그 기록을 안전한 곳에 건네주고
그 댓가로 사 먹는 떡볶이의 매운 맛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 진술하고 있다
따라서, 시인이 전달해 주는 이런 아픈 장면에도
이를 바라보는 (이 시대의)사람들의 가슴에는
잠시 스쳐 지나가는 소나기 같은 짤막한
일과성(一過性)의 느낌밖엔 안 되리라는 것
결국, 話者는 그런 가벼운 영혼의 몸짓에
이미 길들여지고 익숙해져 있는 오늘의 현실을
조용히 꾸짖고 싶었는지도...
- 희선,
이별도 버릇인가요 - 리즈 (Lee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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