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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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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840회 작성일 15-09-30 01:09

본문



깊은 밤에

시계가 신음을 한다

시침과 분침을 모아 자정(子正)의 때를 알리며, 
깊은 밤의 공소(空疎)한 피를 말려가며,
지나간 하루의 부피만큼 박제를 만든다

친근한 불면(不眠)과 함께, 이렇게 아직도 잠들지 못하는 건
잔뜩 망가진 몸과 지친 영혼, 그리고 곤궁한 삶이 인생에
차갑게 선물하는 진동(振動)때문이다

나를 비롯한 음울한 원근(遠近)의 가엾은 형제들이여,
이렇다 할 행운도 갖지 못한 폐허(廢墟)의 가슴을 지닌 자매들이여,
오늘도 까만 밤하늘엔 맑은 별들이 서로의 사랑을 도란거리고
가슴에 빛나는 꿈을 채워가는 달은 어둠 속을 즐겨 걷는다

그러니, 고단한 우리들도 한 밤 쉬고는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자
이 밤이 지나도록 가슴 조이는 환한 희망을 안고 내일로 나아가자
가벼운 날개짓 하는 은색(銀色) 구름들이 무리지어, 
저 차디찬 암흑의 공간을 아무 망설임 없이 날으는 것처럼

                                                                                  - 안희선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장면에서.. 왠 박목월 시인의 시?

하긴, 타는 저녁 놀을 바라볼 때마다 생각나는 시이기도 해요

근데요,

여기 캘거리에선 타는 저녁 놀도, 추석 보름달도 그 저녁 놀이 아니고 그 보름달이 아니라능 (웃음)

- 아무래도 정서의 불협화음 탓이겠지요

(참, 이상해요.. 같은 저녁 놀, 보름달인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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