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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못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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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05회 작성일 15-09-21 10:36

본문

 

낯선 땅에 와

삶의 터전 마련하고

막내아들 대학문 나설 때

개 한 마리 물려주고

먼 길 떠나간 아내

자식, 손자 발걸음 뜸해지고

유일하게 정 붙이고 사는 개

이젠, 늙고

비만에 관절염까지 거동이 둔하다

요실금증까지 있어

오줌을 가리지 못하는 통에

짜증나는 할아버지

이놈아, 날 좀 그만 괴롭혀라

내 몸 추스르기도 힘들어

그만 죽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날부터

주는 음식도 먹지 않고

오줌도 누지 않고

괴로운 듯 누어만 있던 개

새벽녘 잠자고 있는

할아버지방문 앞에서 한참을

쪼그리고 앉았다가

슬그머니 나아간다.

잠에서 깨어난 할아버지

이상한 예감이 들어

개집에 나가보니

잠자는 듯 죽어있는 개

참았던 오줌 바닥에 질펀하다.

개집 치우고

무덤 만들어주던 할아버지

아내가 떠나가던 그때처럼

넋 잃고 허공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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