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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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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8회 작성일 20-05-07 11:15

본문

목수의 아들



어느날 개들이 킁킁거리며 그에게 짖어댔으나
되레 길가 파리한 이파리들은 그들을 비웃었다.

학당의 선생들은 하나같이 배움을 강조했으나
그들의 가르침이란 높다란 여신의 동상에
얹혀 있는 색바랜 장신구에 지나지 않았다.

잉걸불을 큰불로 키우는 것에 능한 그들은
웃고 떠들며 격렬하게 그를 쪼아댔다.
덜 박힌 못 헐렁이는 들보에다가
그러나 목수의 아들은 망치를 치들어 내리쳤다.

그들의 악의에 찬 소문은 세례를 받지 못한 마음과
혓바닥을 거쳐 바이러스처럼 구석구석 퍼져 갔다.

소문은 말씀을 찢고 사랑을 비틀어 버리곤
그를 높다란 나무에 세우고야 말았다.
바이러스여, 바이러스여, 바이러스여,
광장에 모인 성난 무리의 말들은
플라타너스 잎처럼 사방에서 쏟아져 내렸다.

그렇게 단 하나 뿐이던 우리의 백신은 스러져 갔다.
날이 저물자 땅거미를 따라 상한 이파리들이
언덕 위를 지키고 선 나무 밑을 서성이고 있었다.

며칠 후
괴로웠던, 그러나 행복한 목수의 아들은*
어느 산마을 비뚤어진 대문이며 서까래며
저혼자 고개 숙인 툇마루 자락을 가만히
쳐다보더니 못을 꺼내고 망치를 손에 틀어 쥐어
틀어진 늑골 맞추듯 작업해 내려가고 있었다.

정오의 볕살이 땀이 송골한 그의 이마를
널판지를 재며 콧노래를 부르는* 그의 손을
한없이 다정한 손길로 어루만지고 있었다.





* 윤동주의 시 '십자가'에서 인용.
* 노천명의 시 '봄의 서곡'에서 인용.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5-11 14:22:1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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