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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10회 작성일 20-02-07 22:07

본문

 


투명하게 얼어붙은

내 좁은 방 창문에서는,

얼음조각들이 창 안으로 들어와 내 침대에 나랑 같이 눕기도 하고,

천정에 고여들어 홍매화 백매화 가지 끝 차가운 색채를 토해내기도 한다.


내 그림자와 입김으로 대화하면서,

내가 어떻게 이 방에 이르렀는지 공상하면서,

이 침대가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 속을 어떻게 표류해갈지 

내가 갈아입어야 할 수많은 옷들과 

수많은 침묵들과 언어들과

죽음들과 부활들을 생각한다. 


유리창을 닫으면

성에가 예리한 가지 뻗으며 

모르는 얼굴이 새하얀 벽에 나타난다.


벽에 존재하는 수많은 균열들

다 어둠이 깔리면,

정돈된 길의 윤곽 따라서 빨간 등이 켜지는 것이었다.


나는 그 빨간 등 하나 하나마다

내 통각이 반짝하고 켜지는 것을 느끼며,

누가 얼음조각을 내 망막 안에 쑤셔넣듯

투명한 세계 보이지 않는 한구석이 

깨지는 소리 들려온다고 생각한다.

다른 모든 감각을 다 버리고 

오직 고통만으로 잠에 들라고 매화꽃들이 속삭이는 것이다.


나는 쉽게 깨지지 않는 

목마름을 저 수런거리는 은하수에 맡겨 버리고,

의식의 바깥으로 건너간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2-11 13:57:58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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