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핥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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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806회 작성일 19-06-26 15:20

본문



어린 짐승의 잔등을 핥는 기분이야

곧 팔려갈 송아지를 슥슥 핥는 어미 소의 눈빛으로

가는 하루의 목덜미며, 겨드랑이와

솜털만 뒤엉킨 배를 지나 사타구니와

똥 오줌 말라붙은 꼬리 밑구멍 까지,

바닥이 보이지 않는 말의 웅덩이에서

건져낸 혓바닥으로  구석구석 사랑을 칠하는,

내가 마치 털에 새끼들의 입자국 둥근,

연분홍빛 젖꼭지 불거진 어미 같아

이 세계가 이내 젖 한통 물려야 할 새끼같아

침을 한번 삼킨듯 꾹 밟아 짠 밀걸레를 들면


바닥에 엎질러져 줏어 담을 수 없는 말들,

잔을 넘쳐버린 욕망과, 새콤달콤 무친 심심에서

붉게 튄 양념들, 급기야는 토해버린 울분들,

엉겨 붙은 바닥이 세상 더러움 모르고

겁 없이 놀다온 하룻 강아지 같아

핥는다, 뒤엉킨 털을 거슬러 어린 몸이 들썩이게

핥는다, 탁자 다리와 칸막이가 여윈 갈비뼈처럼

혓바닥에 우둘투둘 부딪히도록 핥는다, 핥는다

더러워 죽겠다 하루에 열두번도 뇌까리던

그 더러움 내가 삼킬테니

세상아! 너는 산들바람에 혓자국을 말리며

반들반들 살이나 올라라

핥는다, 내가 낳은듯이, 이 세상

사타구니, 밑구녕, 사람들 발밑을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7-01 10:23:21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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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밀하고 현장에 있는 기분
이현장 저현장 영화보는 듯 한
깊이가 담긴 시 입니다

그러고 보면, 스님들이 일어나자 마자
뒷뜰을 살피고 낙엽을 쓸며
먼지 구 구랭이 마당을 쓸며
마음을 쓰는 듯 합니다
쓸고 핥는데는 마음의 지우개가 있어야 할 듯 합니다
그러나 도인의 마음이 있어야 할 터
힘든일이 앞으로 많으시겠어요
전 제 한몸도 추스리지 못 하여
남의 힘을 빼는 날이 많아요
부끄러운 몸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셔요
싣딤나무 시인님

싣딤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 세계, 이런 단어 나오면 예심에서 탈락인데
요즘엔 화끈한게 좋네요. 예심 탈락도 자주 되니까
느낌도 없네요. 어디 투고해서 상금 받을것도 아닌데
솔직하게 쓰고 싶어집니다.
악마에게 사가라고 해도 내 영혼은 아무도 않사가네요.
부엌방님 같은 천사들만 가끔 와서 아무에게도 팔지말고
집에서 키우라고 하시네요. ㅋㅋㅋㅋ
비옵니다. 부엌방님, 이런 날은 부엌방에서 찌지미나
부쳐서 막걸리 마시야 되는데요.  우리 마누라 일하러
가고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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