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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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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0회 작성일 18-10-08 09:14

본문

어제부터 내린 가을비 영 그치지 않는다 유리창에 서린 입김조차 지워 버리려는 듯이


창을 닫고 투명한 것으로 응결凝結하여가고 있는 너를 바라보았다

 

등나무 줄기처럼 곧고 푸른 빗줄기 속으로 네 얼굴과 빨간 단풍잎들 속절없이 젖고 있는 머리카락 보인다


단풍잎들 맥박 내 가슴이 떨렸다 


빨간 핏줄에 차가운 가을비 채워지는 소리

 

이제 창을 닫아야겠다 내 안의 창이며 나를 규정하고 있는 창이며 네게로 통하고 있는 창까지 한꺼번에

 

그것이 너와 내가 소통하는 방식 

 

창밖을 배회하고 있는 빗줄기 속에서 너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는다  

 

빨간 단풍잎 보조개 너른 우산 펼치고 

  

얼룩진 유리창을 똑똑 두드리는 빗줄기만이 무섭도록 까만 머리칼과 반짝반짝하는 젖은 눈동자를 갖고 있다


그치지 않는 가을비 유리창의 푸르름까지 씻어가 버리고 


푸나무 잎들 위로 후두둑 아무도 없는데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씻어도 씻어도 저 빗줄기들 


세상 가장 가난한 곳에 떨어져 흘러 흘러 비천卑賤한 풀잎들로 서로 만날 날 있을까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0-11 11:00:41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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