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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피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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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9회 작성일 18-09-1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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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피의 계절

    활연




   모르는 문장의 여울이 생겼다 검은 물소리를 들었다 발목 걷고 건너다 주저앉기도 했다 경을 칠 일은 아니었다

  글씨들의 물고기
  흰 돌과 검은 돌 사이를 날았다

  모퉁이가 손목을 긋는 일이 있었다
  흰 피의 계절

  이렇게 적고 싶었다 부러진 날개들을 모아 불을 지폈다 잿더미 밟고 올라선 불꽃이 황홀했다 스러지는 건 잠깐이었다

  책 속에 웅크리고 한동안 살았다 눈썹 밑에 조그마한 소도가 생겼다 괜한 신념이 피랍되었다

  착시처럼 어두워지고 환각처럼 밝았다

  쏟아지는 건 시간이 아니라 발목 없는 간절기였다 한밤에 모르는 글씨를 모아 직각으로 세웠다 마른 숨들이 꺾여서 돌아왔다

  흰 관을 열고 흰 사람이 귓가로 왔다

  문장의 고래들이 분수를 뿜었다 물속의 길이 빛났다 물굽이 넘는 바람이 돌처럼 굳었다

  돌 속에서 물고기를 건져 수평선에 걸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9-16 19:51:25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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