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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밭을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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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85회 작성일 18-08-1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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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밭을 지나며

   활연
          
 
 
 
   구름 만장 흔드는 바람아 상한 머리 휘젓는 숲들아 흰 무릎을, 새들의 이마를 딛고 가라

  강목을 쥔 저녁의 눅눅한 이름들아 젖은 눈이 흘린 골목들아 마른 고샅에, 성근 행간에 묻어야 할 문장은 있다

  백야의 빈 눈을 빈들에 뿌리려 솟구치는 자들아

  저 혼자 깊어지는 우물에 얼굴을 빠트리고 맥쩍게 웃는 자의 어깨뼈를

  바람 관절 불거진, 모퉁이를 돌아야 비로소 환해지는 언덕을 밟고 가라

  저물녘 이르는 먼 길아 빈 바랑을 빠져나가는 누런 바람아 어느 때에라도 곡적을 놓친 벼랑은 있다

  가슴뼈 휜 동굴로 녹슨 물감을 던지는 캄캄한 계절들아 울창하게 쓸리던 맹세의 숲들아 자투리도 끄트머리도 없이

  흐느끼다 저물던 사랑아 그러므로 누르고 가라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8-17 15:08:17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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