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 느티나무에 물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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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 느티나무에 물어보라
아무르박
오늘은 비가 내렸다
외로운 네가 문밖에서 묻는다
어디를 다녀 왔냐고
너는 어디에서 외로웠냐고
이편과 저편을 가르는 문은
손등과 손바닥으로 나눌 수 없는
손
외로운 너에게 손을 잡아주는 문
순종하는 법부터 배워라
지금처럼 비가 내리면 비를 맞으면 그뿐이다
떠나간 이가 다시 돌아 올 봄을 기다린다
태생부터 외로움에
뿌리를 두고 태어나지 않은 이 없다
기다림의 자세로 너는
속을 비우면 그뿐이다
오늘 밤에는 별이 총총한데
외로운 내가 눈물처럼 비가 내린다
이별을 모르는 이가 사랑을
사랑 한 번 못 해본 이가 이별을
나를 사랑하지 않는 이가 너를
사랑하는 법을 알까
기다림에 순종하지 못해
너를 불러 내가 우는 까닭에
땅을 깨워 봄을 불러본다
하여
길상사 절 마당에 홀로 늙는 느티나무 본다
400년의 언약이 무언이다
속은 썩어 껍데기로 남을지라도
사랑은 과거에서 온다 해도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그깟 백 년도 아닌 사랑쯤이야
백석과 자야의 사랑은 사랑놀이라 해도 무언이다
다시 돌아온다는 말은 믿지 마라
사랑하는 이는
언제 어디에 있더라도 떠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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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길상사
한번 꼭 가 보고 싶은 절,
그리움이 있는 곳..,
잘 감상했습니다.
아무르박님의 댓글
시락국 이란 시를 음미하며
고영민 시인의 공손한 손이란 시가 생각났습니다
팔을 뻗으면 한 아름에 안아볼 수 있는
통영의 밤바다
네온사인 불빛이 경이로왔던 1월의 밤을
잊을 수 없습니다
서호시장에 언제 가면
시래깃국 한 그릇 먹고 싶어지네요




